대륙간 탄도미사일 미사일 발사 소식에 사격훈련 지시
"성명으로 대응할 상황 아냐"

한미 미사일 부대가 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대응해 동해안에서 한국군의 현무-II와 미8군의 ATACMS 지대지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승인했다. 2017.07.05.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 이제는 조용한 대응으로 끝내는 시기는 지난 듯 보인다.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도 언제든 대화 채널을 열어놨던 문재인 정부가 4일 북한 정권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에 대북 강경 노선으로 급선회하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북한의 엄중한 도발에 우리가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며 한국군의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시하는 등 주한 미군의 미사일 훈련 동참을 이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이 같은 무력시위를 지시한 뒤 "우리의 확고한 미사일 연합대응태세를 북한에게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에 정 안보실장은 전날(4일) 오후 9시께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통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의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문 대통령님의 단호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공감한다"며 미사일 훈련을 동의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밝혔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미 미사일 부대는 이날 오전 7시 동해안에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을 사격했다.

이날 사격에는 한국군의 현무-Ⅱ와 미 8군의 ATACMS 지대지미사일이 동원됐으며, 목표물을 초탄 명중시켜 유사시 적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언제든 김정은 등 북한군 지휘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대통령이) 당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발사는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제안했다. 대통령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G20 정상회의 참석 차 독일로 떠나기 전,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을 지시하며 "무력시위로 (언론에) 나가는 것이냐고 확인했다"면서 "(대통령이) 무력시위로 보이고 싶었던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전 9시40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화성-14형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 측은 화성-14형 미사일이 고도 2천802㎞까지 상승했으며, 933㎞를 비행해 동해상의 목표물을 타격해 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