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작가, 사람으로 아름답게 사는 일

[중부매일 나경화 기자] 논산시의회가 지난 12일 지역명사와 함께하는 특강 '길을 묻다' 네 번째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의는 사람으로 아름답게 사는 일이라는 주제로 박범신 작가를 초청 의원과 의회사무국 및 집행부 직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박범신 작가는 논산이 낳은 소설가로 지난 1973년 소설 <여름잔해>로 문단에 등단한 이후 1981년 대한민국문학상 신인부문 수상 및 2010년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상을 수상하는 한편, 최근〈은교〉,〈소금〉,〈당신〉이라는 소설로 대중에게 한층 더 친숙하게 자리매김한 대중작가이다.

작가로서 나의 삶은 아직도 분별없이 현재진행형이다. 날마다 고통스럽고 날마다 황홀하다.라는 소개문구를 배경으로, 박작가가 직접 쓴 시들을 의원들이 돌아가며 낭송하고 그 느낌을 함께 공유하는 이색적인 힐링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박범신 작가는 인간의 유형을 선인장의 가시에 비유해, 뾰족한 가시가 외부를 향하고 있는 일반적인 선인장은 자기방어성향이 강한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과 같고, 흔하지 않지만 가끔 자기 몸통을 향해 가시를 드러내는 선인장의 모습은 자악형 인간과 같다고 했다. 겉으로는 가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잘라보면 많은 가시가 박혀있는 선인장이 있는데 이는 가슴속에 내재한 고통과 아픔을 너그러움과 인자함으로 승화시킨 노인들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했다.

또한 흔히 보름달을 만월이라 부르며 밝고 환한 면만을 보곤 하는데 사실 그 달 이면은 여전히 어둡고 깜깜하다고 예를 들며,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는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 내재한 것들 즉 가시와 암흑같은 것들까지 끌어앉고 바라보는 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날의 고통과 불행은 돈이나 물질이 아닌 문화, 예술로 치유될 수 있다고 말하며 논산시가 다른 광역지자체를 산술적인 면에서는 앞지를 수 없으나 시의원들이 문화예술적 마인드를 기초로 첨단문화꾼이 되어 세대간, 지역간 갈등 해소에 앞장선다면 논산시민들의 행복지수는 그 어느 지자체보다 앞설 수 있을거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범신 작가는 논산시의회가 단순한 정치인의 모습을 뛰어넘어 깜깜한 세상에서도 멀리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스한 등불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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