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농업의 블루오션 곤충산업] ① 충청북도 곤충을 주목하다
국내 곤충산업 시장규모 2020년 5천400억원 성장 기대
충북 곤충사육농가 지난해 기준 124호, 148명으로 급증
곤충종자보급센터, 곤충산업전문인력양성기관 '시너지'

아이들이 장수풍뎅이의 표본을 관찰하고 있다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혐오의 대상이었던 곤충이 농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곤충산업 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이면 약 5천4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곤충시장은 지난 2011년 1천680억원 규모였으나 5년만인 2015년 3천39억원으로 두배 가량 급증했다. 국내 곤충 사육농가도 1천261농가 1천821명으로 2015년 724농가 1천104명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취재는 곤충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는 충북의 곤충산업 현황과 경쟁력, 과제와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됐다. 충청북도의 곤충산업 비전과 계획을 비롯해 식용곤충, 산업곤충, 곤충체험학습 현장을 소개하고 타지역 선진사례와 일본 사례를 16회에 걸쳐 취재하고 소개할 계획이다. / 편집자

#왜 곤충산업인가

곤충산업은 곤충을 사육하거나 곤충의 산물 또는 부산물을 생산, 가공, 유통, 판매하는 등 곤충과 관련된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곤충자원을 기반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은 모두 곤충산업에 해당된다.

곤충은 개체가 작고 사육면적이 적어 효율적 생산과 관리가 가능한 산업으로 꼽힌다. 환경 적응력도 뛰어나 산업화 잠재력이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고기에 비해 단위당 단백질 함량은 3.3배나 높다. 소나 돼지를 사육하는 것 보다 친환경적이다. 소와 비교하면 물 소비량과 CO₂발생량은 1/3 수준이다. 이미 전세계 20억 인구가 1천900여종의 곤충을 섭취하고 있다. 곤충자원은 농업에서 생명과학으로 최근에는 의학으로 범위 또한 넓고 다양해지고 있다.

충청북도는 미개발 생물자원인 곤충산업이 무궁무진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천적, 화분매개 및 학습, 애완용, 미래 식품소재 개발 가치가 높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곤충산업의 분야는 크게 체험(학습)·애완용, 식용(사료), 환경정화용으로 나뉜다. 체험·애완용 곤충 체험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창조농업의 모델로 식용·사료용 곤충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애등에는 음식물 쓰레기, 가축분뇨를 적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충청북도는 곤충자원을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1차 종합계획에 이어 2021년까지 130억원을 투자해 곤충 생산과 유통, 소비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제2차 충청북도 곤충산업 5개년 계획을 올해 수립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곤충산업 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충청북도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곤충사육시설, 기자재, 장비 지원도 가능할 전망이다.

곤충산업에 뛰어든 충북지역 농가는 지난해 기준 124호, 종사자수는 148명으로 집계됐따. 전년대비 사육농가가 50% 이상 증가할 정도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사육품종 가운데 갈색거저리, 귀뚜라미, 장수풍뎅이의 사육 선호도가 특히 높은데 장수풍뎅이의 전국 점유율은 35%에 달한다.

#곤충종자보급센터 유치

갈색저거리 쿠키

충청북도는 곤충산업 분야의 후발주자다. 정부가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것이 2010년이었으니 6년 후에야 관련 조례를 제정한 셈이다.

현재 곤충산업 관련 조례를 제정해 사육시설 신축 및 개보수를 지원하는 자치단체는 경기, 전북, 전남, 경남, 제주도 정도다.

시작은 늦었지만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충청북도는 지난 5월 총 사업비 50억원(국비 50%, 지방비 50%)이 투입되는 곤충종자보급센터를 최종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종자보급센터 사업대상자로 충북을 선정하고 2019년까지 1개소를 조성하기로 확정했다. 정부가 곤충종자보급센터를 설립한 이유는 별도의 곤충 종자 생산·공급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농가간 교환을 통한 곤충 종자 보급은 곤충 질병 발생 시 전국 확대 우려가 크고 곤충의 품질도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에서 우량 곤충종자를 육종하면 충청북도 곤충종자보급센터는 무병의 곤충종자를 증식, 생산해 농가에 공급하게 된다. 2019년 완공되는 곤충종자보급센터는 곤충자원발굴 및 육종화, 우량 곤충종자 보급, 생산·분양 이력 관리, 질병관리 모니터링 등의 기능과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갈색저거리가 포함된 땅콩잼

농식품부는 곤충종자보급센터를 조성한 뒤 2020년부터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등 주요 식용곤충과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 학습·애완용 곤충을 우선 공급하고 농가의 수요에 맞게 농가 공급용 곤충을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곤충종자보급센터를 유치함에 따라 전국적 반딧불이 체험행사 운영 확대, 권역별 특성화 기반을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제천·단양에는 약용곤충 관광자원화를 위한 생태체험마을 조성하고, 청주에는 누에·동애등에 R&D특구조성, 학습용곤충의 전국 60%를 유통시키고 있는 영동에는 장수풍뎅이 생산과 유통단지를 조성하는 특성화 방안도 마련했다.에

저렴하고 무병한 곤충종자를 보급하고 연중생산이 가능해지면 농가 소득향상과 소비자 신뢰가 높아져 결과적으로 곤충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지난 6월에는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곤충산업전문인력양성기관에 옥천군농업기술센터가 선정, 2천만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됐다. 앞으로 옥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곤충산업 관련 이론교육과 현장견학, 실습위주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곤충종자보급센터 유치에 곤충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까지 선정되면서 걸음마 수준이었던 충청북도의 곤충산업도 성장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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