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개 좀돌날 몸돌 러시아와의 차이점 밝혀
시베리아 캄차카반도~일본 북해도 연결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우종윤)은 러시아 유즈노-사할린 시에서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제22회 수양개 국제회의('수양개와 그 이웃들')에서 수양개 관련 3편의 논문이 발표돼 이목이 집중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국제회의는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사장 이융조)과 러시아 사할린국립대학교(알렉산더 바질리예프 교수)와 공동으로 개최해 러시아·일본·한국·중국·말레이시아·폴란드·체코공화국·노르웨이·우주베키스탄의 9개국에서 온 학자들이 3일간(6일, 8일, 9일)에 걸쳐 32개의 학술주제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세나야 유적과 올림피아5 유적을 답사하고, 사할린국립대학교 박물관, 사할린전쟁기념관, 사할린지역박물관, 안톤 체홉 문학관 등을 방문했다.

제11회 수양개 학술상 수상자인 김주용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는 금강-미호강 유역(KMRB)의 지질 분석결과를 모델로 제시했다.

이경우 선생(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여기에서 출토된 '청주 소로리 볍씨'가 절대연대로 1만7천년 전이며 전자주사현미경(SEM)으로 유봉돌기가 확인돼 분명히 볍씨(Oryza)이어서 세계에서 가장 이른 볍씨라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의 큰 특징 중의 하나인 사할린섬과 인접한 캄차카반도와 북해도의 공동 연구 자료들이 I. 폰크라토바 교수를 비롯해 일본 소장 학자들 D.나츠키, F.아카이, K.우치다 등이 주요한 발표를 했다. 또한 북해도 시라다끼유적에서 출토된 흑요석분석으로 사할린과의 연계관계를 밝혀낸 기무라 교수(전 삿포로대)와 바질리에프 교수의 공동 발표는 이번 학회의 백미라 볼 수 있다.

사할린 지역은 구석기시대로 보면 시베리아의 캄차카반도와 일본의 북해도와도 연결돼 있어서 아시아와 일본의 구석기연구에는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다. 또한 미 대륙의 초기 인류 이주과정에 관한 연구의 중심에 있어 일본과 미국 학자들이 집중적으로 이곳의 선사문화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해 온 곳이다.

조선대 김은정 교수는 새로운 분석방법으로 발표해 주목 받았으며 오오타니 카오루 선생(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아시아 후기 구석기유적에서 가장 많은 좀돌날 몸돌을 갖고 있는 수양개 1지구 자료를 기준으로 시베리아의 출토 유물과 비교분석해 그 차이점을 밝혀내고자 했다.

이융조 이사장은 "코스티앤키 유적출토의 고인류연구 발표(러시아, S. 바질리에프 교수 부부), 선사시대의 수몰유적에 대한 새로운 분석(노르웨이, O. 그론 박사), 중국의 민족학적 연구 현황(중국, 콩링유안 교수), 폴란드 신석기 유적의 대중 교육(폴란드, M. 바르자크 박사 후보생) 등의 발표는 이번 학술회의의 외연화를 위한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학자들의 발표내용이 각 분야에서의 중심에 있었으며 그 연구결과들은 다른 나라의 학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이번 학회에서의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2018년 제23회 수양개 회의는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7월 1일부터 7일까지 개최할 것을 결정했다.

이 이사장은 "수양개 유적을 빛내고자 만든 '수양개와 그 이웃들' 국제회의는 각기 주최 국가들이 막대한 예산을 부담하면서까지 회의를 유치하고 있다"며 "2019년에는 미국 알래스카, 2020년에는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됐는데, 2021년은 이미 중국 길림대학이 선정돼 있음에도 다시 중국 중경사범대학과 러시아과학교육대학교에서 요청해 와 이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하는 고민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처럼 수양개 국제회의에 대한 다른 나라에서의 깊은 관심은 우리들에게도 많은 과제를 던져주고 있기에 여기에 대한 관계 당국의 대책이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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