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진단] 윤여군 국장대우겸 영동·옥천주재

6차산업으로 새로운 시장과 산업 육성을 만든 대표 사례로 꼽히는 청양 알프스마을 / 뉴시스

충북 옥천군은 국내 최대 시설포도 주산단지이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옥천포도를 홍보 판매하는 제11회 향수옥천포도.복숭아 축제가 열렸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커 고품질 포도를 대량 생산하고 있는 옥천포도는 7년 연속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그런데 포도농가들의 폐원 신청이 늘면서 포도 생산면적이 줄고 대체작목으로 복숭아를 선택 하면서 오히려 복숭아 재배면적이 포도 재배면적을 앞서 포도 주산지라는 명성은 무색해 졌다.

이 때문에 '포도.복숭아 축제'라는 명칭을 '복숭아.포도 축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일부 농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행사를 개최하는 옥천군도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번 축제 기간동안 운영된 부스를 보면 총 150개 가운데 포도는 15개, 복숭아는 48개 부스였다. 지난해 말 옥천군에서 시설포도는 430농가 204ha에서 2천864t을 생산했고 복숭아는 680농가 350ha에서 4천121t을 생산, 포도생산량보다 2배나 많다. 지난 2015년 정부의 FTA 폐업 지원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 말 까지 369농가 118㏊의 포도밭이 폐원해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폐원 보상이 시작되기 전 이 지역 전체 포도밭 352㏊의 약 30%가 사라졌다. 가격 경쟁력에서 수입 포도에 밀리는 데다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해 포도 농사를 짓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에 포도 폐원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오는 8월 말 영동포도축제를 개최하는 영동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영동군은 전국 최대면적을 자랑하는 포도주산지로 전국 포도생산량의 12.8%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노지포도로 당도가 높고 특유의 맛과 향이 있는 영동 포도는 전국 적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2년간 35%의 포도 농가들이 폐원하고 타 작목으로 전환했다.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폐원을 신청한 포도 재배면적은 815농가에 324ha이다. 지난해는 622농가에서 247ha를 폐원했다.

포도밭을 폐원한 농가들이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다 보니 복숭아와 자두, 아로니아 등 특정 작목으로 쏠려 이들 대체과수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 폭락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측이 실시한 포도 폐업농가 작목전환 의향조사를 보면 포도 폐원 농가는 대체작목으로 복숭아(32.5%), 자두(22.2%), 사과(13.9%) 등 특정 과수 품목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과일 수입과 소비자들의 선호도 변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에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까지 겹쳐 농촌의 농업환경이 급격하게 쇠락하고 있다. 이같이 급변하는 농촌 환경 극복을 위해 향후 20년 뒤를 내다보는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대처방안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농촌의 미래와 경제대안으로 6차산업 혁명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6차산업은 1차 산업의 농산물과 특산물 생산, 유무형자원, 2차 산업의 식품과 특산물제조 가공, 3차 산업의 유통 판매, 체험관광 축제, 외식숙박컨벤션 등 서비스업을 복합한 산업이다.

윤여군 국장대우겸 영동·옥천주재

6차산업은 새로운 시장과 산업 육성으로 양질의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는 곳이 충남 청양의 알프스마을 이다. 농촌의 일상 적인 자원에 상상력을 더하여 지원 없는 순수 자립형 축제를 만들었다. 여름과 겨울에 각각 '여름철 세계 조롱박 축제'와 '겨울철 칠갑산 얼음분수 축제'등을 통해 지역만의 흥미로운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을 만들어 6차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농산물을 생산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가공하고 향토 자원을 이용해 체험프로그램 등 서비스업으로 확대시켜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6차산업만이 살길이다. 옥천군은 풍부한 관광자원과 연계해 현재 활발하게 추진중인 로컬푸드 사업을 중심으로 6차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역량을 모아야 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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