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요인 아리랑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불려지는 것일까. 1983년도 북유럽의 핀란드에 여행을 하던 중에 우리나라 교민 한 분을 만났다.
 일제시대에 이민 온 노인은 우리말을 거의 못했지만 우리 일행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아리랑을 노래하였다. 너무나 오랫동안 고국을 떠나 있어서 말을 잊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리랑만은 기억하고 있었다.
 아리랑의 어떤 요소가 이렇게까지 한국인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깊이 새겨져 있는 것일까.
 청주가 고향인 연변 조선족 할머니가 부른 아리랑을 얼마 전에 접하게 되었다. 이 할머니도 어릴 때 고향을 떠나 중국에서 지금껏 살아왔으나 지금까지도 고향의 노래를 기억하고 부르고 있다.
 사실 충북에는 여러 지역에서 아리랑류의 노래들이 전해지고 있다. 이 아리랑류의 노래는 리듬으로 볼 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3분박이 있고, 3분박과 2분박이 합쳐진 혼합박자로 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청주지역의 아리랑 중 강서지역에서 채록된 아리랑은 3분박으로 되어 있고 선율선이 완만하고 부드럽다. 시김새 표현이 적은 것으로 보아 경기지역의 음악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지역의 아리랑과 상이점도 보이고 있다. 경기지역의 아리랑은 보다 율동적인데 반하여 충북지역의 아리랑은 선율선이 굴곡이 적고 길게 뻗는 음이 많다.
 릫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소릮에서 릫랑릮과 릫로릮는땺3분박 2박자의 시가를 가지고 있어서 바로 앞의 릫아리릮와땺릫고개릮가 1박의 시가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하여 2배 길다.
 또한 다른 곳의 릫아리랑릮의 릫랑릮은땺두 박으로 길게 뻗으면서 음에 굴곡을 넣고 있어서 노래의 느리고 유장한 느낌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와같이 뒤 음을 길게 뻗을 뿐만 아니라 굴곡을 넣는 선율 표현방법은 마치 충북지역 사투리의 어법과 흡사하다. 즉 이것은 충청도 사투리를 만들어낸 지역민의 정서와 아리랑을 표현하는 감정의 원천은 동일한 것이라고 하겠다.
 
 <사 설>
 우리댁 서방님은 어떻게 잘났던지
 대가리는 앵금단 대가리
 뒷박 이마 굼배기 총집
 눈은 배타눈 메부리코 메기 주둥이
 주거턱의 오리발
 질내기 모가지 참새다리야
 안팎 곱사등에
 팔 부러진 곰배팔은 토산이요
 금강산 초대인데
 일찍이 망건에 쥐꼬리만한
 삼사덕네 우인 총각들은
 날 찾아올 줄 모르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신통방통 오방통 날나리
 황금통 구리통 부잣집 절구통
 인천의 포목통 서울은 종로통
 건방진 놈 대갈통
 일본놈은 밥통인데 조선양반은 필통이요
 아주머니는 메주통이요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