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공항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지난해 개항이후 처음으로 국내외 이용객 250만 명을 돌파하면서 광폭(廣幅) 성장을 달성한 청주국제공항이 불과 8개월도 안 돼 이용객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올 초 이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 관련 중국의 보복 조치 때문이다. 여름휴가철이 시작된 이후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년 새 유커(遊客·중국 단체 관광객)를 중심으로 이용객이 75%가 줄었다. 무엇보다 '사드갈등'이 금방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전망도 어둡다. 중국노선이 재개되지 않으면 국제선 이용객 수 회복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당분간 공황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사드'탓만 할 수 없다. 청주공항이 장기적으로 국제공항으로 제 기능을 하려면 국제선 다변화가 절실하다.

개항이후 고질적인 적자운영으로 '애물단지'라는 비판을 들었던 청주공항은 최근 몇 년 새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청주공항 이용객 증가율은 15개 공항 중 1위였다. 이에 힘입어 청주공항이 지난해 사상처음으로 5억원대의 흑자를 시현한 것은 운항편수와 이용객이 복합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커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이 '사드정국'에서 결정적인 취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월 4만442명에 달했던 국제선 이용객 수는 2월 2만9천297명으로 급감했다. 3월에는 중국 정부의 본격적인 '금한령(禁韓令)'이 내려지면서 1만5천164명으로 감소하더니 4월에는 5천203명까지 추락해 공항이 한산할 정도였다. 하지만 국제선 이용객의 90%에 달하는 중국관광객이 한·중갈등으로 다른 나라로 방향을 트는 상황에선 근본적으로 청주공항 활성화 전략을 새로 짜지 않으면 안된다.

다행히 일본, 몽골, 대만, 베트남등 국제선 다변화가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확정된 비중국 노선 운항편수가 72편에 달해 전년 동기(35편)와 비교하면 2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비록 부정기노선이지만 청주공항에서 6년 만에 재취항한 오사카 노선은 첫 운항 때 99%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한 '에어로K'가 일본과 대만등 국제선을 90%이상 운항키로 해 주목된다.

청주공항이 '사드 한파'로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기회에 국제선이 다변화된다면 오히려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또 해외여행을 원하는 이용객들에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다만 노선 편수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정기노선을 정기노선으로 바꾸고 국제공항에 걸맞게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해 국제선 이용객들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선결과제다. 충북도는 단기적인 성적표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 장기적인 성장세에 포인트를 맞춰 청주공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책을 세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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