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섭, 김윤섭, 노경민, 배윤환, 정진희, 애나 한

청주 지역 미술관에서 청년작가들을 주목하는 전시가 잇따라 열려 관심을 받고 있다. 청주시립미술관에서는 '내일의 미술가들 2017'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10월 19일까지 계속된다. 이와 함께 신미술관에서도 '2017 충북젊은작가지원전 같이[가치]전'과 함께 신인작가선정 '로한로리-말 대신 경험'전이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찌는듯한 여름 시원한 문화피서 즐기러 함께 떠나보자. / 편집자

김경섭 작 아이와 돼지저금통 2017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시립미술관(관장 연규옥)은 지역 청년작가들을 주목하는 '내일의 미술가들 2017' 전시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청주에 거주하거나 연고가 있는 청년 작가 여섯 명을 선발해 기획된 전시로 사직동 청주시립미술관 전관에서 10월 9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는 김경섭, 김윤섭, 노경민, 배윤환, 정진희, 애나 한 등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많은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수차례의 학예팀 회의를 통해 올해는 여섯 명의 작가, 애나 한, 김윤섭, 노경민, 정진희, 김경섭, 배윤환이 선정됐다. 이들 가운데는 이미 미술계의 상당한 주목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작가들도 있고, 아직 화업의 시작 지점에 서 있는 작가들도 있다.

'내일의 미술가들 2017'에 초대된 작가들은 회화와 설치, 영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실험성을 보여주는 작가들이다.

주어진 공간에 대한 사유를 설치작품으로 풀어내는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애나 한. 청주시립미술관의 높은 천정과 넓은 공간을 그녀만의 색과 구성으로 마음껏 펼쳐냈다.

'2185C ONTO THE GREEN SHADOW' 푸른 바다빛을 닮은 코발트색으로 가득 채우고 그 안에 설치 작업을 통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윤섭 작 거꾸로 매달린 남자 2017

최근 회화와 설치의 결합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김윤섭). 김 작가는 인간의 사물화를 작품에 그대로 반영 시켰다. 그와 친한 친구 4명을 모델로 사물과 같은 포즈로 색은 최소화 하면서 사물을 부각시키고 있다. 작품 옆 사물과 작품속 사람을 비교하며 관람하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화라는 전통적 매체를 사용하면서도 소재와 주제 면에서 파격적인 실험을 하고 있는 노경민. 노 작가는 페미니즘 미술에 영향을 받아 여성의 시각에서 의식적으로 남성의 전라와 그것을 그린 모텔을 작품에 담아냈다. 번진듯 하지만 그것은 기존의 한국적 재료를 전투장처럼 활용한 것으로 영화의 스틸컷처럼 관람객들이 서사를 만들었으면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해 일상의 작고 소소한 측면을 예민하게 기록하는 정진희. 정 작가는 정통 회화와 함께 일상에서 보여지는 미세한 움직임을 영상작업을 통해 그림일기처럼 표현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 주위를 둘러보는 닭과 고라니, 꽃과 함께 자리한 연필꽂이 등 테크놀러지와 미디어아트가 결합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서사라기 보다는 지나가는 순간을 담은 하나의 또다른 작업으로 다가가고 있으며 스크린을 세로로 세움으로써 하나의 회화로 봐달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작가의 사적인 기억들과 기성의 이미지들을 조합해 인간의 인지 방식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하는 김경섭. 어렸을 적 자화상과 어머니의 자화상으로 시작하는 김 작가의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어머니, 아버지와의 사적인 기억속에 옛날의 상처와 미술사적 내용이 혼재하는 그의 작품은 기억의 혼돈을 담고 있지만 또 나름 작가만의 조직화된 표현이기도 하다.

다양한 재료를 넘나들며 어마어마한 양의 서사를 풀어놓는 배윤환. 자화상을 대칭으로 월 드로잉한 것을 시작으로 작품속에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캄차카반도에 사는 곰과 연어를 통해 작품 속에는 예술적 행위를 수난의 과정으로 이와 함께 삶의 고통을 함께 풀어내고 있다.

이 여섯 명의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삶과 예술에 대한 각자의 독특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애나 한 작 Fear Me Not 2017

이윤희 청주시립미술관 학예팀장은 "청주시립미술관 뿐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각 지자체에 기반한 거의 모든 공립미술관들은 대부분 연례전으로 청년작가전을 개최한다"며 "공립미술관들이 청년작가들에게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술계의 생태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공공적인 목적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탄탄한 명성이 있는 작가들 뿐 아니라 새로이 성장하는 작가들이 평단의 주목을 받고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해 세대의 순환이 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며 또한 젊은 예술가들은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의 기반이 취약한 지방보다 기회가 더 많은 수도권으로 활동지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지역의 예술이 더 빈곤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지 않도록 청년작가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기회 제공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규옥 청주시립미술관장은 "이제 개관 1년을 맞이한 신생 공립미술관으로서 청주시립미술관은 올해부터 '내일의 미술가들'이라는 제명으로 청년작가들에 주목하는 전시를 연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시 기간 중에는 전시내용과 연계된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방학 기간을 맞이해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미술관 홈페이지(www.cmoa.or.kr)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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