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 안성표 교사. 학기말 칭찬왕 뽑아 영화 보고 함께 식사

영동고 안성표 교사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충북 영동고등학교 안성표(52) 교사는 학기말에 제자들과 아주 특별한 영화여행을 즐긴다.

한 학기동안 수업에 적극 참여해 칭찬티켓을 받은 제자들을 자신이 사는 대전으로 초청해 영화를 감상하고 식사를 함께 하며 사제간의 정을 쌓는다.

안 교사의 영화여행은 그가 옥천고등학교에 근무하던 1995년 시작돼 올해로 22년째다.
당시 5주간의 미국 어학연수 과정서 활발한 토론문화를 경험하고 자극받은 게 계기가 됐다.
안 교사에게는 생활신조가 있다. itself(현재의 일에 몰입), myself(내 자신 스스로), expect(1년, 3년 후의 내 모습)로, 대학 첫 강의에서 교수로부터 듣고 감명 받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안 교사는 제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생활신조를 적은 '칭찬티켓'을 만들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그리고 학기 말에 보상 차원에서 티켓왕을 뽑아 영화여행을 한다.

영화 관람료와 식사비는 모두 자비로 감당하고 집으로 되돌아가는 제자들의 교통비까지 챙긴다.

안 교사는 "20여년 넘게 옥천과 영동지역에서 교직생활을 하다 보니 시골지역 아이들에게 문화체험의 기회를 주고 싶어 대전에서 영화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안 교사의 제자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1999년 옥천고 근무 당시 수능을 몇 달 앞둔 제자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을 알고 생활자금을 지원했다.

또 학산고가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환된 직후에는 학업성적을 올리기 위해 방과 후 가정을 방문해 제자들과 1대1 상담을 하면서 면학 의욕을 북돋웠다. 가정 방문시 형편을 살펴 어려운 제자들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도 했다.

안 교사는 "제자들로부터 결혼식 주례 부탁을 받을 때 가장 행복하다"며 "지금까지 7명의 주례를 섰는데 제자들이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새출발을 하는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