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개막된 농업경영인대회 개막식 모습.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500억원대의 수해 피해를 입은 천안시에서 한국농업경영인회가 이틀간 잔치판을 벌여 수해 농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충남도와 천안시에 따르면 제15회 충남 농업경영인대회가 9~10일 이틀간 천안삼거리 공원에서 열렸다.

농업경영인회 충남도연합회와 천안시연합회가 주최, 주관한 이 행사에는 천안시가 시비 1억7천만원을 충남도가 도비 5천만원을 지원했으며 자부담 3천여만원 등 총 2억5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그러나 농민 화합을 목적으로 한 일회용 소모성인 행사가 지난달 500억원대의 기록적인 수해를 입은 천안 동부지역에서 개최된 것을 두고 지역 농민들과 수재민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이 행사는 첫날 개막식에서 연예인 축하공연, 환영 리셉션, 이튿날엔 시군별 노래자랑 및 초대가수 축하공연, 포도낚시와 팔씨름대회, 명랑운동회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수해주민들은 "기록적인 폭우로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천안시에서 잔치판을 벌인것은 말도 안되는 행사"라며 "이런 상황을 인지해 행사를 연기하거나 행사를 축소해 개최했어도 비난을 덜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행사 내용을 보면 연예인 섭외와 무대 설치, 불꽃놀이 등 소모성 비용으로 대부분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행사를 말렸어야 할 천안시가 오히려 돈을 지원해준 것도 정말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몇십년만에 천안에서 행사가 치러지게 돼서 예산 지원을 하게 됐다"며 "농업경영인회 측에 수해로 여론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으나 행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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