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보다 인건비 지출↑…수가 인상 안 되면 운영 불투명
충북 돌봄서비스지원기관 54개소 "수가 1만2천700원 돼야"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5차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정책위의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회복지서비스 종사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17.08.01. / 뉴시스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정부가 최저임금 시급을 7천530원으로 인상 결정하자 사회복지계가 술렁이고 있다.

돌봄서비스 종사자들은 시간당 급여를 받는데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수가보다 인건비 지출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사회복지계는 내년에 수가가 인상되지 않으면 수가로 운영되는 충북도내 54개소의 돌봄서비스 지원기관들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충북도내 돌봄서비스 종사자는 약 2천800여 명. 장애인활동지원 종사자 2천명, 노인돌봄종합서비스 417명, 가사간병서비스 204명,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 250명이 활동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인건비와 운영비를 포함한 시간당 총단가(수가)를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 1만1천125원, 가사간병 서비스 1만200원, 노인돌봄종합서비스 9천800원, 장애인활동지원 9천240원으로 정했다. 총 단가의 75%는 인건비, 25%는 운영비로 쓰도록 규정했다.

문제는 최저시급이 올라갈 경우 운영비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시간당 9천240원 중에서 올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천957원(최저시급 6천470원+주휴수당 등)으로 운영비는 283원에 불과하다.

내년에 최저시급이 7천530원으로 인상되면 주휴수당 등을 포함해 인건비는 1만17원이 된다. 운영비는 -777원이다.

수가보다 인건비 지출이 커질 경우 당장 타격을 입는 곳은 돌봄서비스 지원기관들이다. 충북도내 돌봄서비스 지원기관 54개소는 이런 이유로 내년 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충북지역 돌봄서비스 지원기관들은 "2018년 수가가 1만2천700원으로 책정되어야 최저임금도 적용하고 사업비도 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가 인상 요구는 전국적 이슈이기도 하다. 사회서비스 제도개선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사회서비스(바우처) 노동자의 임금 가운데 법정수당 부족분(1시간당 부족액)을 올해 추경을 통해 해결하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1시간당 법정수당 부족분은 노인돌봄 936원, 가사간병 536원, 장애인활동지원 1천496원이다.

이들 단체는 "4대 바우처와 재가장기요양서비스의 업무강도 및 책임성은 비슷하지만 각 부서에 따라 서비스 단가도 다르고 수가도 낮다"면서 "복지부 지침에 따라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더라도 수가의 75% 임금을 지급하면 살아남고, 지침보다 상위법인 최저임금을 지키는 선량한 제공기관은 문을 닫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된 만큼 수가도 1만2천7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먼케어 송유정 대표는 "돌봄서비스기관은 정부의 '수가'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체운영비를 생산하기 힘든 구조"라면서 "75%는 인건비, 25%는 운영비로 쓸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25%는 커녕 10%도 쓰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내년에 수가가 인상되지 않으면 운영을 할수록 적자가 되는 돌봄서비스기관들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수가 현실화를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 시급을 올해 6천470원(월급 135만2천230원)에서 7천530원(월급 157만3천770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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