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정부증명서 발급 외 사용중지" 공문
충북·충남도 농장 검사따라 전량 수거·폐기
전수조사 결과 나오는 오늘 전후 고비

 '살충제 계란'에 대한 정부의 전수조사에서 살충제 사용 양계농가가 추가로 확인돼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계란 관련 상품에 대한 판매중지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청주의 한 편의점에서 계란이 첨가된 상품이 진열장에서 회수됐으며 이곳 편의점 점장은 "본사에서 판매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바코드 인식자체가 불가능하다. 혹시 진열된 상품이 있더라도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없다"고 전했다./신동빈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대형유통업체들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계란 판매를 재개했으나, 시·도 교육청은 학교급식 사용 중단 조치를 취해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충북도교육청은 16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급식에 계란사용 중단을 긴급 지시했다. 충남도교육청 역시 정부 증명서 발급 계란 외엔 급식 사용을 중단키로 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안전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교 급식에서 계란 사용을 중지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안전성이 확보된 식재료만 사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국내산 계란의 살충제 성분 검출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충북생산 산란계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충북지역 학교는 대부분 도내에서 생산된 무항생제 인증 농장의 달걀을 급식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학을 맞아 상당수 중·고등학교는 계란사용 중단 공문에 식단변경 등 혼란을 겪었다.

청주시내 한 고등학교 영양교사는 "오늘 점심식단에 계란국이 있었는 데 도교육청의 긴급공문을 받고 준비하던 재료를 모두 폐기처분하고 미역장국으로 바꿨다"며 "일단 8월 식단에서 계란이 들어가는 메뉴를 모두 교체했다"고 말했다.

충남도도교육청은 일부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돼 농림축산식품부가 전체 산란계농장에 대해 긴급 출하 중지 등의 입장을 밝힘에 따라 정부가 증명한 계란 외엔 급식 사용을 중단키로 했다.

이를 위해 충남도교육청은 도내 급식 시행 학교 183곳의 급식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농림축산식품부가 적합판정을 하고 증명서를 발급한 전국 241개소의 농장 계란 외에는 사용을 중단하도록 도내 모든 학교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16일 급식에 사용하려던 일선학교들은 계란 사용을 일제히 중단했다.

인포그래픽 / 연합뉴스

살충제 계란 파문은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는 17일 전후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충북도는 78개 농장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전수조사가 결과가 나오는 17일 오전 산란계 유통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충북도는 지난 15일 0시부터 도내 78개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해 성분 검사 결과에 따라 유통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도는 시료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은 남은 계란과 유통중인 계란을 추적·수거해 전량 폐기할 계획이다. 또 2주 간격으로 추가 검사를 하는 등 향후 6개월간 '잔류물질위반농가'로 지정해 특별 관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에 대해서는 검사증명서 발급과 함께 계란 반출을 허용해 정상적으로 유통시킬 방침이다.

충북도는 지난 15일부터 행정력을 풀가동해 78개 산란농장(400만 마리)을 대상으로 시료채취 검사를 하고 있다. 농장당 계란 20개를 표본조사하는 방식의 검사 결과는 17일 오전 중에 나올 예정이다. 도는 앞서 지난 15일 0시부터 78개 농장 계란 출고를 보류시켰다.

도는 지난 14일에 이어 16일 경기도 남양주시와 강원도 철원군에서 산란계 농장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피프로닐, 비펜트린)이 검출되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충남도는 도내 산란계 농장 46곳 달걀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16일 밝혔다. 도는 경기도 산란계 농장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 비펜트린이 검출되자 지난 15일 달걀 출하를 중단하고 농장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

인포그래픽 / 연합뉴스

도내 전체 산란계 농장은 128곳으로 656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128곳 농가 가운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64곳 454만 마리, 충남동물위생시험소가 64곳 202만마리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도는 오는 18일까지 검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피프로닐은 개, 고양이에 기생하는 벼룩, 진드기 등을 없애는 살충제로 닭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는 맹독성 물질이다. 비펜트린은 닭 진드기 퇴치용 살충제로 일정량 이상 섭취할 경우 간, 갑상선, 신장 손상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다.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16일 1차 정부 조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업체 물량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판매를 재개했다. 일부 온라인쇼핑몰 업체도 이날 오후 1시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김창섭 축산과장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당시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빠르고 정확하게 검사를 하고 있다"며 "시료검사 결과에 따라 유통 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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