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산편성 치맥파티·연애인 초청·불꽃놀이 등 구성
천안시, "검토 요청...주최측 강행"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천안시에서 지난 9일과 10일 1박2일로 열린 제15회 충남농업경영인대회의 당초 예산편성(안)이 허술하게 짜여졌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천안시가 지원하는 보조금 가운데는 받아 내기만 하면 먹고 마시는데 사용해도 되는 눈먼 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향후 보조금 지원에 세부적이고 철저한 사전 조사와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보조금 지원에서 들어났듯이 내년에 있을 현 시장의 재선에 농업경영인들의 표를 의식해 예산요청의 주관부서인 농업정책과가 선심성 예산을 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까지 사고 있다.

시가 제공한 제15회 충남농업경영인대회 당초 예산 편성(안)에 따르면 전체 2억원의 예산사용계획은 ▶기획비 660만원 ▶인건비 284만원 ▶공연비 880만원 ▶문화행사 933만원 ▶행사시스템 구성 5천530만원 ▶행사장 시설 7천894만원 ▶기본경비 3천540만원 ▶예비비 279만원으로 예산을 편성해 시에 제출했다.

예산안을 세부적으로 보면 치맥(치킨과 맥주)파티를 위해 통기타 가수 초청비 330만원, 치맥페스티벌비 500만원, 명랑운동회 치맥페스티벌무대 100만원, 치맥페스티벌 조명 150만원, 치맥페스티벌 구조물설치 100만원 등 치맥페스티벌과 관련해 1천180만원을 사용한다고 적시했다.

더욱이 불꽃놀이비용도 770만원을 책정했고, 연예인 초청비로 880만원을 사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임원숙박비와 식대 등이 500만원, 참가자 시상품대가 1천만원, 다과 부페와 음료·차·떡값이 200만원 책정됐다.

당초 예산편성(안)을 들여다보면 '잔치판'에 필요한 프로그램에 예산이 짜여 져 있어 천안시민의 혈세로 행사에 참여한 천안을 포함한 충남지역 타 지역 농업경영인들에게 선심을 쓰는 꼴이 됐다.

예산편성(안)과 관련해 해당부서 공무원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위해 예산을 보조금으로 지원해 준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예산편성(안)은 농업경영인회에서 요청한 것이며 사전에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었지만 행사를 강행했다"며 "정확한 사용내역은 정산서를 받아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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