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성낙수 시인

여의도 국회 전경 / 클립아트코리아

우리 정치사의 적폐는 내 편의 잘못은 아무리 큰 것이라도 상관이 없지만 상대편의 잘못은 작은 것 하나까지 용서 못하는 아주 못된 관습이 쌓여 내려왔다. 이것이 오래전부터 공공연하게 정치 마당에 관습화된 것이다. 정치인들은 자나 깨나 항시 망상에 빠져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 국민들이 자신들을 존경하며 좋아하고 있다고 쉽게 판단하고 있다. 그러기에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다는 약속을 선거때의 약속을 잊고 국민 앞에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심부름꾼, 상머슴이 된다는 약속을 수없이 한다. 국민을 섬기겠다고 투표전에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지만 이것을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술자리에서 오가는 말에 '좋고 선량한 사람도 정치판에 발을 들여 놓으면 좋지 않은 사람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정치판은 도저히 해석 불가능하여 이해하기 복잡한 상관관계를 느끼게 하는 정치판은 아주 재미있는 곳이다. 올바르게 비판하던 사람도, 선량하고 신의 있게 살아가던 사람도, 성직자보다 바르게 살아가던 사람도, 올바른 말만 하던 교수도, 남에게 핍박 받고 살던 사람도, 역경을 이겨낸 노동자도, 용광로처럼 정치판은 하나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한 결같이 만드는 나쁜 용광로인 것이다.

모든 국민이 다 국민이 아닌 것이다. 자기편만이 국민인 것이다. 정치가 아무나 할 수 있게 쉬운 것은 자기편만 챙기면 되기 때문에 유치원 아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인을 국민이 싫어하는 것을 모든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데 오직 정치인만 모르고 있다."는 웃지 못 할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일부 삼국시대의 영향이 아직 남아서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내 편이 아니면 다 적인 것이다. 내 편을 만들려는 노력 없이 내 편 챙기기에 급급해 온 것이라 내 편에 소속할 수 없는 사람은 정치인을 적으로 간주하는 것도 일부분 사실이다.

이런 결과로 협치나 하나 됨은 쉽지 않은 것이다. 남북통일도, 보수와 진보의 상생도, 지역 간 협력도 매우 어려운 난제인 것이다. 한반도 위기는 갈 수록 고조되고 있는데 정치계에서는 그저 멍 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국민도 한반도 위기를 남의 일로 생각하며 별관심이 없어 하고 있다. 북미간의 일로만 치부 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 시계는 최악에 와 있는데 실감하지 않고 있다.

'사드가고 평화 온다'면 필자도 쌍수 들어 한반도에서 사드가 사라지는 노력에 함께 할 것이나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사드가 수십개 배치 되어야 평화가 올 것으로 본다. 충분하고 완벽한 방어가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지 사드배치 반대가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치는 정치인이 풀 수 없는 난해한 삼각함수이다. 언제나 정치인들이 영혼까지 몽땅 바쳐 잘 하겠다는 정치가 잘 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실패의 원인은 국민을 도외시하며 자신들만을 위해 했기 때문인 것이다.

성낙수 시인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고 막무가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소수가 다수를 이기는 민주주의가 현실에서 판을 치고 있다. 극렬한 소수를 위한 법이 침묵하고 있는 다수를 짓누르며 억압하고 있다. 정치인을 바보로 만든 것이 어쩜 필자와 같은 우매한 국민 탓인지도 모른다. 잘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맡기어 놓고 그들이 하는 대로 방관한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정치란 삼각함수는 눈으로, 머리로, 이성으로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정치는 국민과 국가와 정치인이 하나가 되어 있는 삼각형이다. 합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대상은 정치인임을 알아야 한다. 자신만을 자기편만을 아는 우매한 정치인은 삼각함수를 풀 수 없다. 내 편과 상대편을 보듬을 수 있는 넓은 가슴을 소유한 정치인이 필요한 때이다. 무력으로 평화를 가져올 수는 없지만 모든 것 다 버리는 무장해제로써 평화를 얻는 것은 아니다. 북한 핵에 대해 충분한 대비 없는 남북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평화는 없다. 느긋하고 여유있는 한 편의 시와 같은 아름다운 정치이면서 손바닥만 한 텃밭을 일구는 소박한 정치를 꿈꾸며, 이제부터는 진정 국민을 위해 잘 하리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