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 클립아트코리아

당신, 그거 알아? / 뭘? / 이번 선거에서 당신이 왜 떨어졌는지. / 내가 떡(資金)이 부족해서 그렇지, 뭐. / 떡이 아니라 덕(人性)이 부족했던 거 아냐? / 그게 뭔데? / 뭐긴 뭐야. 사람 됨됨이지! / 내가 어때서? / 배려할 줄을 모른대. 봉사할 줄도 모르고, 베풀 줄도 모르고, 포용력도 없고, 너무 이기적이래. 평소에 인사도 잘 안 했다면서? / 그게 무슨 상관이야?

당신, 그건 알아? / 뭘? / 의원의 자질이라는 거. / 자격이 있으니까 공천해 준 거 아냐? /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말은 알아? / 그게 왜? / 자네 부인이 돈 좀 있다고 친구들을 무시했고, 자네 아들은 폭력전과자라면서. /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인데? / 자네 석사학위논문도 대필한 거라면서. 술값도 몇 년 치가 밀렸고. / 그래서? / 가랑비에 옷 젖은 거지 뭐!

아무리 어려운 일도 쉬운 일에서부터 시작하고, 엄청난 큰일도 아주 작은 일에서 비롯된다고 한다(老子). 길 가던 사람이 큰 바위에 걸려서 넘어지던가? 세상의 모든 일은 통상 간과하기 쉬운 극히 사소한 것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단다 경험자의 뼈저린 통탄사(痛歎辭)다. 큰일 하겠다는 사람치고 거창하지 않은 설계가 없는데, 그 속에 실패(亡)했을 때의 후속처리 계획이 있던가? 속속들이 망하는 이의 중심에는 성공(成空)이 자리했을지도 모른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며, 면의 결합으로 명작이 됨을 간과과이니 점으로 끝날 수밖에! '이봐! 채금자(責任者), 해봤어?'사소한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혁신기업가 현대 정주영 회장의 교훈에서도 무슨 일이든 십상 지나치기 쉬운 일을 꼼꼼히 챙겨야 이룰 수 있다는 충격자극이 충분히 전달되었으리라.

작은 마을의 방파제를 지나던 소년이 제방에 난 주먹만 한 구멍을 발견하고, 그 구멍 때문에 제방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판단한 소년이 팔로 구멍을 막아 마을을 구한 네덜란드의 한스 브링커 소년의 이야기에서도 '폭풍도 작은 바람에서 시작된다.'는 속담을 잘 기억하게 해준다. 수확을 마친 들판에서 이삭 줍는 사람은 겨울을 나서 보릿고개까지 쉬이 넘는데, 하찮게 본이는 춘궁기에 장리쌀 구하느라 허리만 휘고, 해마다 밭둑에 나무 한그루씩 심은 이는 노후 살림으로 부족함이 없는데, 땔감 없다고 베기만 한 이는 눈비가릴 헛간도 없어 마구간에서 한숨만 푹푹 인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인적 없는 산골에서 손때 안 묻히고 자란 금강송이 곡곡에서 하나둘씩 찾아와 경복궁을 만들더니 누백 년이 지나도 좀도 슬지 않는데, 암자의 운수승이 한술씩 탁발한 공양미를 구휼에 아끼지 않더니 대웅전 건립 때는 우마차로 시주하더란다. 작은 것을 사랑하고 잘 베푼 이에 대한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하늘의 배려였으리라. 길 가는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것은 큰 돌멩이가 아니라 아주 작은 돌부리다. 다시 넘어지지 않으려면 그 돌을 파내야 함에도 십중팔구는 그냥 지나친다. 그러니 같은 실수의 누적으로 밀려온 큰 재앙을 어찌 피하겠는가. 사람다운 사람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듯 큰일은 만고풍상의 시련을 겪으며 이루어진다. 티끌모아 태산만 알아도 돌부리에 고꾸라지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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