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장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살충제 성분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계란을 판매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신중히 계란을 고르고 있다. 2017.08.18. / 뉴시스

유럽에서 진드기와 바퀴벌레 등 해충을 퇴치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살충제인 피프로닐(Fipronil) 성분이 계란에서 검출된 것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계란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동일 성분의 살충제는 물론, 다른 성분의 살충제들까지 닭 사육 농장에서 사용된 사실들이 확인되면서 살충제 계란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닭 사육 농가들이 과거 일정기간 살충제를 관행적으로 사용해 온 것과, 이에 대한 그간의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드러낸 사건으로, 이번 기회에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재발을 방지함은 물론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을 위한 대책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닭은 닭진드기에 감염되면 빈혈 증상이 나타나고 산란율이 떨어지며, 면역력이 낮아져 다른 질병들에 쉽게 걸리게 된다. 이러한 닭진드기는 구제하기 위해 살포하는 약물에 쉽게 내성을 획득하기 때문에 닭진드기가 한번 농장에 유입되어 증식하면 농장에서 이들을 완전하게 박멸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면 재발방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가금사육농가들이 살충제를 구입하는 과정과 경로에 대한 점검 및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친환경 인증 농가들은 현행법 상 농장에 살충제를 살포할 수 없으므로, 가금농장에 살포할 목적으로 살충제를 구입하는 것은 제한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모든 가금농장에 아예 사용이 금지되거나 또는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살충제들을 불법으로 제조하여 판매하다가 적발되기도 하였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둘째, 닭 사육농가의 친환경인증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친환경 인증은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과 농가의 수익증대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따라서 친환경 농가에 대하여 최초 인증은 물론 사후 유지관리과정의 보완과 농가에 이익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수정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장

셋째, 가금 사육농가들의 닭진드기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한 번 농장에 유입되면 좀처럼 근절시키기가 어렵고, 각종 문제를 일으키는 닭진드기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리고 살충제보다는 지속적인 관리를 통하여 개체수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닭진드기는 주로 계사 내 케이지의 구조와 먼지 등 청소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이들은 케이지 등 구조물에 집락(集落)을 형성하는데, 케이지의 구조가 진드기를 구제하기 까다로운 경우 진드기 개체 수를 줄여나가기가 어려운 만큼 케이지 선택 시 진드기의 구제가 용이한 것을 선정하여 설치하여야 한다. 그리고 닭진드기는 계사 내에 먼지가 많으면 잘 번식하고, 같은 케이지 조건이라면 먼지를 잘 제거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농가에 비해 닭진드기의 개체수가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으므로 먼지를 잘 제거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살충제 계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닭 사육농가들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양심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친환경 인증의 관리주체인 정부는 친환경 인증 관리를 위한 제도와 가금농장에서 사용할만한 살충제의 유통 및 관리체계의 개선과 친환경 구제제의 개발에도 투자를 하여야 한다. 또, 농가들에 대한 닭진드기 구제와 친환경인증 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