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현철 디지털미디어부 기자

지난달 3일 서경덕 교수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전광판을 통해 '군함도의 진실'을 일주일간 상영했다. / 사진= 서경덕 교수 연구팀 제공

지난달 26일 영화 '군함도'의 개봉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와 함께 앞서 지구 반대편에서도 '군함도'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지난달 3일부터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가장 큰 전광판(가로 66m, 세로 13m)에 15초 분량의 영상광고를 상영했다. 영상속에는 '지옥섬' 군함도의 탄광 안에서 작업하는 광부의 모습과 '600명이 징용돼 일을 했고 120명이 사망했다'는 문구가 등장했다. 해당 광고는 일주일간 총 7천여 회 상영되며 세계에 군함도의 진실과 분노를 전했다. 특히 군함도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2주년인 7월 5일을 앞두고 게재한 점과 세계인들의 발걸음이 오가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의 상영으로 응원과 박수를 받았다.

해당광고가 전광판에서 내려온 보름 뒤인 지난달 25일, 서 교수의 페이스북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은 "이번에 제가 아주 큰 실수를 하나 했다. 군함도에 관련한 수 많은 방송과 언론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사진이 하나 있는데, 이 사진이 군함도에서 탄을 캐는 조선인 강제징용자가 아니라 일본인 광부로 판명이 났다. 더 철저하게 검증 못한 저의 큰 실수였다"는 사과문이었다. 앞서 지난달 16일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한 '눈으로 보는 지쿠호 100년' 사진 자료집에 실린 해당 사진 속의 배경은 군함도가 아닌 후쿠오카현 지쿠호 탄광이며 시기도 조선인 강제징용시기와 무관한 메이지시대라는 반박에 대한 수습이었다. 해당 보도에 일본 네티즌들은 제대로된 물증이 없어 강제징용을 증명할 수 없다는 내용 등의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연현철 기자

결과적으로 이미 잘못 쓰여진 사진은 일주일간 전광판에 걸려있었고 이번 일로 역사를 부인하려는 일본 우익세력에 좋은 변명거리를 마련해 준것은 틀림없다. 해당 논란에 대한 불씨가 당장 꺼질 수는 없겠지만, 사진 한장의 잘못된 쓰임이 지난날의 역사를 숨겨줄 수는 없다. 비록 이번 전광판 광고에 실린 사진은 큰 실수지만 문제의 초점은 변함없이 '군함도 조선인 강제징용'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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