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우민아트센터서 조남석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발표

조남석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중부매일과 문화학술분야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중원포럼(이사장 강상준)이 제113회 학술발표회를 지난 25일 오후 6시 우민아트센터 세미나실에서 실시했다. 이날 조남석 충북대학교 명예교수는 '나무와 문명과 사람'을 주제로 강의를 실시했으며 그 내용을 요약한다. / 편집자

목재와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

우리나라는 신석기시대의 통나무배, 고려시대 봉정사극락전, 8세기 중엽에 간행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고려팔만대장경 등의 세계적인 목재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의 국보 제1호인 쿄토 고류지(廣隆寺)의 목조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신라인의 작품이다. 한편 인류건축사에서 또 하나의 불가사의이며, 오늘날의 건축기술로도 복원이 어렵다고 하는 황룡사의 목조 9층탑은 백제인이 세운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인간 존재의 가장 청정한, 가장 원만한, 가장 영원한 모습의 상징으로서 나의 생애에서 이만큼 인간 실존의 평화스러운 모습을 구현한 예술품을 본 적이 없다"고 목재문화를 극찬한바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대두된 새로운 사회적 의제는 '자원순환형 사회'이다. 이 또한 산림자원을 떼어놓고 논할 수 없다. 산림자원은 영속적으로 재생가능한 환경자산이며 산업자원이자 문화적 인프라이다. 산림자원은 앞으로 펼쳐질 환경시장(Eco-market), 생물시장(Bio-market)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갖는다. 따라서 임업이 이 시장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임업의 지속성을 뒷받침해 줄 동반자로서 목재산업의 존재가 필요하다.

목재와 환경과 인간복지

환경문제의 심각화, 소득수준의 향상, 주5일근무의 확대, 노령화사회, 웰빙문화의 확산 등은 각기 다른 사회문화적 현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소비문화의 패턴이 자연지향적이며 생산적인 주거문화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다. 즉 여가시간을 활용해 도심 속의 탈도심화를 위한 주거환경 가꾸기에 많은 투자를 하게 되며, 이와 더불어 천연소재인 목재의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21세기 또한 결코 낙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의 거센 물결 속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영세국들의 1차산업은 위기에 처해 있으며, 동시에 진행되어 온 기후변화협약은 2차산업의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생산체제의 붕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제조업 중에서도 지금까지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 시스템에 의존해 온 산업은 패러다임과 물적 시스템을 새롭게 전환하지 않는 한 공룡처럼 사라져버리게 될지 모른다.

산림자원 육성과 목재문화 정립

임업과 목재산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보다 인간다운 삶의 터전을 가꾸어가면서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격조 높은 삶의 문화를 창조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재산업과 목재문화를 연결하는 요소에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가운데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자원, 기술, 시장과 같은 토대를 구축하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목재이용을 생활문화와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나아가 휴먼웨어 측면에서는 문화적 요소를 매개로 한 다자간 연대를 형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목재는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생활소재이자, 가장 청정한 환경소재이며, 신비로운 특성을 지닌 기능소재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풍상을 겪고 자라온 나무는 동시대인들의 삶의 내력을 지닌 생명체이므로 수입목재보다는 국산목재가 우리 국민의 문화적 감성에 더욱 일치하기 마련이다. 앞으로 생활수준과 의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목재의 문화적 수요는 더욱 늘어갈 것이다. 따라서 지구를 살리는 환경산업으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 숲의 문화와 목재문화를 창출하는 임업과 목재산업은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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