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리포트 : 충북 6차산업 인증 농가를 찾아서] ② 보그너·코메가

음성 '보그너' 전경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6차 산업은 1·2·3차 산업을 융복합해 농가에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을 말한다.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에 재학 중인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은 현장 취재 두 번째 지역으로 음성을 주목했다. 커피 생산에서 가공, 체험까지 가능한 '보그너' 커피와 대한민국을 오메가-3가 풍부한 들깨종주국으로 만들고 있는 '코메가'를 취재했다. / 편집자

#커피에 대한 모든 것 '보그너'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자주) 먹는 음식이 커피다. 한국무역협회 2016년 자료를 보면 한국의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세계 2위다. 심지어 한 해에 377잔을 마신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커피학'이라는 학과가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 개설될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이렇게 온 국민이 커피를 사랑하지만 사실 커피나무나 열매가 어떻게 생겼고 커피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음성 '보그너' 이종국 대표

그런 점에서 커피나무를 직접 보고 커피를 내리는 체험도 할 수 있는 음성 '보그너 커피'는 특별하다. 이종국 대표는 오스트리아 빈에 가면 음악가 슈베르트가 600여 곡을 작곡하는 동안 시간을 보낸 카페가 있는데 그 카페의 이름이 '보그너'라고 설명했다.

카페 바로 옆에는 커피농장이 있다. 농장의 규모는 3천평, 커피 묘목은 약 2만 그루 정도이다. 농장에서 수확한 커피는 전국에 있는 보그너 커피에 유통된다. 이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는 싹을 틔운지 얼마 되지 않은 것부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나무까지 전부 볼 수 있다.

사실 보그너 커피의 탄생은 계획적이지 않았다. 이종국 대표는 커피 유통, 제조 가공에 몸 담고 있었고 커피가 어떠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눈으로 보고 배우기 위해 원산지 투어를 떠났다.

커피열매

그곳에서 얻은 씨앗을 우연히 심게 되었고 수확한 씨앗을 다시 심고 기르기를 반복하다 묘목의 수가 수천 그루를 넘어 의도치 않게 1차 생산을 시작하게 됐다. '보그너 커피'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인정한 농촌융복합사업 인증 사업자이다.

사실 6차 산업이라고 하면 부가 가치, 일자리 창출, 생산적 복지 실현, 지역경제 활성화처럼 좋은 면들이 분명 존재한다. 또 국가에서 예산까지 지원해준다면 이보다도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도 이를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이종국 대표는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품목은 법적으로 판매를 할 수 없고, 합법화하기 위한 과정에 종자업 등록이 있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은 원예·과수로 구분되기 때문에 이에 따라 관리와 지원이 달라지는데 커피의 경우는 어느 쪽에도 포함되지 않아 종자업 등록이 불가능하다.

음성 '보그너' 이종국 대표

6개월 동안 음성군청과 고군분투한 결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커피 종자업 등록에 성공했고 이후 보그너 커피만의 노하우를 더해 6차 산업 인증을 받게 됐다.

하지만 6차산업 인증을 받아도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이렇다 할 지원도 없이 100% 본인 투자로만 경영해야하는 상황이다.

마치 정부에서는 1·2·3차 산업 모두 훌륭하게 해낼 수 있으며 뛰어난 아이디어와 자본금 모두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만이 6차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6차산업 농가들의 현실적 고충을 정책에 반영하는 일은 매우 시급해보였다. 정확한 진단과 문제에 대한 해결책,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한 대책이 빨리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코메가'와 밭의 등푸른 생선

음성에 위치한 코메가는 몸에 좋은 생 들기름을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이다. 개별 농가의 발전과 성공을 넘어 음성 지역의 상생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코메가 정훈백 대표는 6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차 산업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1차 산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좋은 식품을 만들려면 좋은 원료가 필요하다'는 깨달음 속에서 음성으로의 귀농을 선택하며 들깨 농사를 시작했다. 정훈백 대표의 말이다.

"1차 생산물의 품질이 좋아야 2차 가공도 잘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첨가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요."

음성 코메가 '정훈백' 대표

정훈백 대표는 6차 산업이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라고 강조했다. 1차 산업이 0이 되면 2차 산업과 3차 산업에서 100이 나와도 결과 값은 0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들깨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에서만 식용으로 쓰이는 작물이다. 들깨는 깻잎 산업과 종자 산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코메가는 종자에 주력하고 있다.

코메가의 특별함은 전통적인 기름 짜기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기름을 짤 때 다른 회사처럼 볶지 않고 생으로 짠다. 이유는 들깨를 볶을 때 나오는 벤조피렌이라는 발암물질 때문이다.
기름의 양은 적지만 그만큼 향과 맛이 진하고 몸에 좋은 기름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좋을 들기름은 다이어트, 두뇌 발달, 콜레스테롤 저하, 피부노화 방지 등의 효능이 있다.
생으로 기름을 짜기 때문에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메가의 생 들기름을 밭의 등푸른 생선이라고도 부른다.

코메가에서 직접 재배하는 들깻잎

정훈백 대표는 기름을 생산할 때 항상 농업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생산한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들기름이 될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
코메가는 현재 aT가 지원하는 해외 식품전에 연간 3~4회 참여하며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들기름과 들깨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코메가는 해외의 많은 나라에 생 들기름을 수출하고 있다.

코메가에서는 '들깨교실'을 운영하고 장기적으로는 들깨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정훈백 대표의 목표다.

"한국에 들어 온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아로니아가 박물관을 가지고 있는데 한반도에서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들깨가 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성현, 임진웅, 조원희 학생이 음성 '코메가'를 방문, 정훈백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충북 음성군 오메가3 들깨지구는 농림축산식품부의 2018년도 6차 산업화 신규 지구로 선정됐다. 내년부터 3년간 3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정훈백 대표는 음성지역 들깨 주산지인 원남면과 생극면을 중심으로 생산 농가 네트워크 역량 강화, 연구개발, 생산과 제조가공 인프라 구축, 판매 홍보 마케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명실공히 들깨가 음성지역의 대표 품목으로 육성되는 것이다. / 유성현·임진웅·조원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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