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 선생 마지막 문학작품, 손기정체육공원에 둥지

[중부매일 이희득 기자] 손기정 선생의 제36회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의 기쁨과 감격이 81년이라는 긴 세월을 건너 그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손기정체육공원에서 다시 살아났다.

당진시에 따르면 위대한 문학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심훈 선생의 마지막 문학작품으로 알려진 '오오, 조선의 남아여!' 글귀가 새겨진 시비가 지난 8월 31일 제막식을 갖고 손기정체육공원에 둥지를 튼 것.

시비에 새겨진 '오오, 조선의 남아여!'는 1936년 8월 10일 제36회 베를린올림픽에서 날아든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세계제패의 감격을 심훈 선생이 시로 표현한 작품이다.

'오오, 나는 외치고 싶다! 마이크를 쥐고 전 세계의 인류를 향해서 외치고 싶다!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 부를 터이냐'라는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심훈 선생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일제치하의 약소민족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세계 인류에게 전하고자 했다.

지난달 31일 제막식은 심훈 선생의 종손인 심천보 씨가 '오오, 조선의 남아여!' 시비를 제작해 손기정기념재단에 기증하면서 이뤄졌다.

현재 심훈문학연구소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심천보 씨는 심훈 선생의 장조카이자 소설 상록수의 남주인공인 박동혁의 실제모델로 알려진 심재영 씨의 아들로, 2014년 심훈기념관 개관부터 많은 유품을 당진시에 기증했으며, 심훈 선생의 연구와 업적을 기리는데 누구보다 앞장서 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심훈 선생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던 시가 81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슬러 손기정 선생을 만나게 해 준 것 같다"며 "이곳을 찾는 서울시민들이 시비 속 글귀를 통해 81년 전의 기쁨과 감동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저항시인이자 위대한 문학가였던 심훈 선생을 기리기 위한 제41회 심훈상록문화제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간 당진시청 분수대 광장 일원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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