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흥덕구 출마를 준비중인 A후보는 며칠전 40∼50대로 보이는 남자 3명의 방문을 받았다.
이들은 A후보에게 『그동안 다른 후보진영에서 선거운동을 했는데 당선가능성이 별로 없어 그만 두었다』며 『당선 가능성이 높은 당신을 밀어 줄테니 돈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A후보는 『이들이 진심으로 내편에 서서 선거운동을 해줄것 같지 않아 제의를 거절했지만 혹여 자신을 비난하고 다니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상당구 출마를 선언한 B후보도 『각종 단체의 관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선거를 도와 줄테니 활동비를 달라는 제의를 받고 확인한 결과 그런 단체가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C후보측 관계자는 『계·친목모임의 식사비 대납은 주로 사조직을 이용해 은밀히 이루어 지지만 최근에는 주민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식사비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를 들어주기도 거절하기도 어려워 난처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다른 D후보는 돈선거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초반 판세가 유리하게 나오자 선거운동을 해 주겠다는 자원자가 몰려 들었으나 돈을 쓰지 않자 다른 후보측으로 이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

무소속 출마예정자인 K후보는 『손벌리는 유권자가 있는 한 한표가 아쉬운 후보들이 돈을 안쓸수 없다』며 『선거풍토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후보들보다 유권자 의식을 바꾸는 것이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말 출마포기를 선언한 전남·담양·곡성지역 이정희변호사는 선거에 사용하려던 5천만원을 불우이웃돕기등에 써 달라고 고향 담양군에 기탁 화제를 뿌렸다.

이변호사는 출마포기와 관련 『선거를 치르려면 10∼20억원이 든다는 말이 처음에는 실감나지 않았지만 정치판에 뒤어들고 보니 그말이 사실인것 같았다』고 말했다.

모정당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선심관광 행렬이 이어졌지만 시민단체의 낙천운동이후에도 「밥을 사라」거나 「우리단체는 회원이 00명이니 돈을 내놓으라」는 등의 구태가 만연하고 있다』며 『이같은 금품·향응 요구가 지난선거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까지 말했다.

후보자들의 지역감정 조장이나 선거브로커,주민들의 금품·향응제공 요구등 불법·타락선거는 유권자들의 동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특히 불법·타락선거운동 가운데 돈선거는 과거 선거에서 드러났듯이 돈정치를 유발시키기 요인으로 가장 큰 부작용을 낳는다.

천문학적 선거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검은 돈에 손을 내밀게 되고 각종 이권개입이 여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결국 유권자가 돈을 받고 뽑아줄 경우 정경유착,부정부패,빈부격차를 심화시켜 유권자 자신이 최대의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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