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바이오의약, 오송에서 길을 찾다]
6. [신규 개발자를 찾아라] ① 충북대 약학대학원 여인준씨
2015년 충북대 약학·제약학과 오송바이오밸리 캠퍼스로 이전
현장서 기업 연계 공동프로젝트 연구실습 진행…맞춤형 인재양성
여인준씨 현재 치매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연구

충북대 약학대학 홍진태 교수팀 연구원들은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신경계에 미치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노력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바이오의약, 오송에서 길을 찾다' 기획기사에서는 바이오산업 인력에 대한 소개를 3편의 시리즈물로 작성할 예정이다. 그 첫번째 시리즈는 지난 2015년 오송 산학융합지구의 준공과 함께 약학과와 제약학과를 이전해 광역 캠퍼스의 첫 단추를 채운 충북대 약학대학에 대한 이야기다. 충북대는 캠퍼스를 이전한 후 현장 맞춤형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 편집자

[중부매일 이규영·신동빈 기자]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낫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 전공은 화학으로 정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더 앞으로 나아가야했다. 치매를 규명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도 많았고 신경계는 또 너무 방대했기 때문이다. 연구를 위해 들어선 대학원생의 길. 연구를 시작하고보니 신경계는 파킨슨병, 우울증 등 모든 질병과 관련이 있었다.

충북대 약학대학원에 재학중인 여인준씨는 의약 분야의 연구를 시작하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밝혔다. 대학원생이 된지 갓 1년, 앞으로 그가 생각하는 진로와 바이오의약의 앞날에 대해 들어봤다.

질병 치료와 예방의 길

여인준 씨

여씨는 현재 치매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정상적이지 않은 세포들이 뇌에 작용하면서 치매가 생기는 것"이라며 "치료를 하거나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씨가 개발중인 아밀로이드 베타는 현재 임상실험을 진행중이다. 또 여씨 외에도 그의 연구실에 있는 연구원들은 각자 맡은 주제가 다르다. 그들은 퇴행성 뇌질환, 다발성 신경염 등 신경계에 생길 수 있는 수많은 질병에 대한 원인을 연구한다.

여씨는 "실험데이터가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을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이럴 경우 밤 늦게까지 연구실에 남아 실험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말고도 아예 제집인듯 출퇴근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오송바이오밸리의 장점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전경

충북대 약학대학이 오송으로 이전하게 된 것은 산·학·연 협력을 통해 바이오 분야의 성장을 이끌고, 학생 취업 등에서 차별을 이루기 위해서다. 충북대 이외에도 충북도립대, 충청대 등 도내 유수의 대학들이 오송에 입주해 있다.

여씨는 "연구 진행 시 실제 기업과 연계한 공동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의 실험장 등을 같이 쓸 수 있는 점이 좋다"며 "현장에서 직접 연구에 투입되니 책임감도 강해져 연구 실습 쪽으로는 훨씬 능률이 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기업에서 연구과정에 대한 회의도 진행하고 기업에서 내준 과제로 논문을 쓰기도 한다"며 "졸업 이후에도 연계 연구를 지속하던지 아니면 협력 계약을 통해 취업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씨는 발전이 더딘 오송의 문화시설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연구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나가서 놀고싶기도 한데 그럴만한 곳이 없다"며 "청주 시내까지는 40분이 걸리고 그렇다고 서울로 올라가려면 교통비가 많이 들어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취업의 앞날은

충북대 약학대학 홍진태 교수팀 연구원들은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신경계에 미치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노력한다.

취업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자리도 많을 뿐더러 중요 연구시설이 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여씨는 "나는 돈을 바라고 연구하기보다 정말 연구가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송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연구수준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며 "그러나 아무래도 서울 중심의 사회다보니 지원금이 서울에 몰리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기에 앞으로 오송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연구지원비가 더 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진태 지도교수

"오송캠퍼스 최대 강점은 바이오인프라"
[인터뷰] 충북대 약학대학 홍진태 지도교수

충북대 약학대학 홍진태 교수는 캠퍼스의 이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오송바이오밸리란 공간 안에 식약처 등 정부 6대 국책기관, 첨복단지,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해 있어 지리적으로 편해진 이점이 있다"며 "바이오의약에 관련된 연구원들의 인프라가 형성돼 학문적 교류도 이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충북도에서 제시하는 바이오산업 미래 비전은 매우 훌륭하다"며 "충북도도 그렇지만 청주시에서 이곳 캠퍼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홍 교수는 "아직 개발중인 오송은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긴 하지만 노는 것만이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개신캠퍼스와 비교했을 때 기업 강연, 세미나 등 특별강좌가 많이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 도서관도 신축했으며 캠퍼스 내 동아리에도 30억원가량 지원해 연습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현재 이곳 오송이나 다른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지원 부문에서 은행, 펀드, 투자 등 공적자금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고 설명하며 "오송 또한 수도권과 연구수준의 차이는 없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사람들을 수도권으로 떠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팀장 이규영, 신동빈)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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