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리포트 : 충북 6차산업 인증 농가를 찾아서] ③ 무궁화식품과 청원자연랜드
젖소농장 운영…신선한 우유 생산
치즈·요거트 제조, 목장 체험 진행
안전한 먹거리 '바보아빠' 상품화

청원자연랜드 체험목장 인증 현판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에 재학 중인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은 현장 취재 세 번째 지역으로 청주지역 6차산업 인증 농가를 주목했다. 충북 청주의 대표적 체험목장으로 치즈와 요거트 만들기, 송아지 우유 주기 체험 등을 진행하면서 '바보아빠' 요거트를 생산하고 있는 청원자연랜드를 찾았다. 또한 마을의 특화작물인 연잎을 활용해 마을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 상생을 꿈꾸는 무궁화식품을 취재했다. / 편집자

# 6차산업의 미래 이끄는 '바보아빠'

청원자연랜드를 방문하면 얼룩이 카페에 모여 있는 젖소들이 눈길을 끈다. 체험장 앞의 넓은 잔디밭에는 젖소모양의 모형이 있어 안용대 대표의 젖소사랑을 엿볼 수 있다.

현도면 우록리에 위치하고 있는 청원자연랜드는 도심 속에서 지친 이들에게 쉼터가 되어준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목장체험을 제공하고 안전한 유제품을 생산해 이웃들과 나누고 있는 6차산업 대표 농가이다.

농장은 젖소 120마리로 매일 1천500kg의 우유를 짜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유는 신선한 치즈와 요거트의 재료가 된다. 체험 재료로도 활용하는데 까나페, 치즈, 아이스크림, 피자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청원자연치즈에서는 송아지 우유 주기 체험, 건초 주기 체험, 꽃마차 타기가 있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방문객들은 젖소들과 교감하고 가축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운다.

체험객은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이 대부분으로 가족단위나 소비자연합회 등의 단체방문객도 농장을 찾고 있다. 방학기간에는 교직원 직무연수를 담당하기도 한다.

바보아빠 브랜드 우유와 치즈

안용대 대표는 농장을 운영하면서 방문객을 대상으로 우유 소비 홍보도 하고 있다. 우유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오해를 알려주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우유가 얼마나 안전한 지 설명한다. 또한 농촌진흥청 교육농장품질인증을 받아 학교 교과목과 연계된 수업도 하고 있다.

안용대 대표는 요거트, 치즈를 이용한 체험활동에만 멈추지 않고 우유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초유화장품을 개발해 시중판매를 앞두고 있다. 초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단백질 분자량이 1만5천~2만배 이상 많은데 좋은 성능에 비해 많이 쓰이지 않았다.

초유화장품은 2009년 농촌진흥청에서 연구과제로 사업을 시행했다가 이취로 인해 실용화 되지 못했다. 하지만 특유의 냄새를 제거해 특허를 내 상품화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바보엄마'시리즈로 나가게 된다. 안용대 대표는 "아기를 낳아준 아내에게 바보아빠가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는 엄마를 위한 화장품"이라고 소개했다.

초유화장품 사업은 'KU 사업화 모델 및 아이디어 발굴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건국대 학생들과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 학생들이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초유화장품이 출시되면 요거트, 치즈를 판매하는데 있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게 안 대표의 기대다. 안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학교급식용 요거트 개발 등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중이다.

안용대 청원자연랜드 대표

청원자연랜드는 지난 2011년 낙농진흥회에서 주관하는 체험목장 사업공모전에 선정돼 낙농 체험을 시작했다. 시작할 때는 영세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안용대 대표는 '이등병의 자세'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바라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우리 아가를 위한 아빠의 마음을 담았어요'라는 뜻인 바보아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안용대 대표는 어린 아이들에게 아빠의 마음으로 다가간다. 농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안전이라고 말할 만큼 모든 면에서 어린이들을 배려하고 있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체험 전 안전교육을 필수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으로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안전하게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면서 낙농업의 꾸준한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바보아빠'의 노력이 청원자연랜드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 상생으로 명성 구축한 '무궁화 식품'

도라지정과

청개구리가 연잎을 뛰어노는 은적산의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면 작은 공장이 나온다. 이곳에 위치한 무궁화 식품은 연잎 한과로 쇠퇴한 한과의 명성을 되찾은 6차산업 기업이다. 연잎 한과는 연잎과 무농약 찹쌀을 주재료로 하고 있다. 무궁화 식품은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연꽃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데 청개구리 쌀 마을 인근에 있어 재료 조달에 유리하다.

농사와 양봉을 병행하던 이명보 대표는 버려지는 연잎을 이용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한과 일을 시작했다. 연잎은 물에서 자라지만 물을 싫어하는 특성을 가졌다. 이명보 대표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연잎에는 항산화 물질이 있어 찹쌀에 연잎 가루를 섞어 한과를 만들면 튀겼을 때 기름 배출을 잘한다는 장점이 있다.

연잎한과

한과는 보통 하얀 것이 일반적이다. 한과를 기름에 오래 튀기면 겉은 노르스름하지만 속은 하얗다. 겉과 속이 다른 것이다. 그에 반해 연잎 한과는 겉과 속이 모두 노르스름하다. 맛 또한 다른 한과보다 담백한 것이 연잎 한과의 특징이다.

이명보 대표는 하얀 한복과 곱게 빗어 단정히 묶은 긴 머리, 긴 수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수수하고 순박하며 가식 없는 우직한 농사꾼의 모습이었다. 그 우직함이 연잎 한과를 탄생시켰다. 연잎한과는 우엉, 도라지, 연꽃 끓인 물을 타서 만든 조청을 사용하기 때문에 달지 않다.

무궁화 식품에서는 연잎 한과와 함께 도라지 정과, 조청, 우엉 차 등 다양한 식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판매하는 모든 상품의 재료는 지역에서 재배한 것이다. 주민들과 함께 도라지와 우엉 농사를 짓고 다른 농산물은 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작업장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도라지 정과를 만들기 위해 도라지 껍질을 까고 있었다. 농한기나 햇빛이 강해 농사일을 쉬는 점심 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한다. 마을과 함께 상생하는 기업은 마을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명보 무궁화 식품 대표

이명보 대표의 상생하고자 마음은 지역 사회로까지 퍼져 있다. 마을기업을 시작하면서 지원을 받은 것에 보답하고자 꾸준히 현물 기부를 하고 있다. 기부도 중독성이 있어서 하다가 안하면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무궁화 식품은 3차인 체험활동이 부족하다. 이명보 대표는 연잎과 토종 팥의 한 종류인 이팥을 이용한 연잎밥 만들기 체험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중금속 미세먼지 해독에 도움이 되는 잔대를 한과에 접목시키기 위해 준비 중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던 단군의 홍익인간처럼 무궁화 식품 역시 마을기업이라는 방법으로 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이명보 대표의 말이다. "빈손으로 시작해 지금도 빈손이지만 여럿이 일하는 것이 좋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사람이 한 발짝 가면 돈은 한 발짝 반을 뛴다고 한다. 준비가 되면 돈은 따라온다고 본다. 소비자들이 연잎 한과를 먹고 이 집 한과는 참 맛있다 하면서 다시 찾아주는 것이 앞으로의 바람이다."

사진 왼쪽부터 이경은, 배예지, 김현정

협력은 최고의 생존 전략이라고들 한다. 마을과 협력해 지역 사회, 소비자와 상생하고자 하는 무궁화 식품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김현정·배예지·이경은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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