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서인석 부국장겸 경제부장

제주서 최초로 열리는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 뉴시스

'조국 근대화의 기수'. 이말은 60∼70년대 청주기계공고(현 청주공고)에 다녔던 학생들의 교복에 붙었던 말이다. 이 당시 대한민국은 근대화를 위해 나라의 온 힘을 쏟아 부었던 시기다. 가난한 나라이자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간호원과 광부들을 독일에 파견하고 국내에서는 유능한 기능인을 양성하기위해 정부가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유능하고 똑똑한 기능인을 배출하기위해 공고에 입학하면 많은 장학금 혜택과 함께 취직까지 보장 해주기도 했다. 이런 기능인 양성으로 인해 오늘날 대한민국이 경제부국으로 성장하는데 초석이 됐다.

기능인들의 큰 잔치가 '기능경기대회(技能競技大會)'다. 기능인의 사기앙양과 근로의욕의 고취를 목적으로 심신의 건전화 및 기술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기능경기대회는 지역에서 열리는 '지방기능경기대회'를 비롯 전국 기능인들의 큰 잔치인 '전국기능경기대회', 전세계 기능인들의 화합과 축제인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등으로 나뉘고 있다. 전국기능인들의 큰잔치인 2017제주특별자치도 '제 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지난 4∼11일까지 8일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 7개 경기장에서 50개 직종에 걸쳐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 충북선수단은 지난 대회보다 2개 직종이 많은 39개 직종에 102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대회를 마친 결과 충북 선수단은 공업전자기기 등 6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동력제어 종목 등 3개 종목에서 은메달을, 자동차차제수리 등 7개 종목에서 동메달을, 피부미용 등 5개 직종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의 종합점수 834점을 따내며, 종합성적 6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순위는 지난해와 같은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충북 선수단은 금메달 수로만 보면 대구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지만 종합성적에서 6위를 차지했다. 충북선수단은 공업전자기기, 산업용로봇, 웹디자인 및 개발, 정보기술, 제빵, 타일 등 6개 종목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1996년 충북에서 개최(금메달 7개 획득)된 전국기능경기대회 이후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작은 도세를 감안하면 정말 잘한 것이다.

특히, 이번대회에서는 숙련기술 분야에서 대를 잇고 있는 2세들은 물론 형제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웹디자인 및 개발 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박승한 선수의 지도교사인 아버지 박병배(50)씨, 제빵 직종 금메달리스트 박상수 선수의 지도교사인 어머니 임상희(48)씨 등은 대를 잇는 기능인 집안이다. 또한 동력제어와 통신망분배기술 직종에서 형제가 나란히 입상을 하기도 했다. 청주공고 유환진(형)·환수(동생) 선수가 동력제어 직종에 출전해 은메달과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제천디지털전자고 방대한·정헌 선수가 통신망분배기술 종목에 출전, 은메달과 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서인석 부국장겸 경제부장

이번 대회는 충북 기능인들의 저력을 전국에 유감없이 보여준 대회였다. 그러나 아쉬움도 컸다. 이번 대회는 50개 직종에 걸쳐 개최됐지만 충북의 경우 도세가 작고 훈련기관이 없는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 39개 직종만 출전, 17개 타 시·도와 겨루다 보니 역부족이었다. 특히 얇은 선수층과 저조한 관심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기위해 선수와 임원, 학교 및 관계기관들은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큰 박수를 받을 만하다. 앞으로 충북의 숙련기술 수준이 계속해서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다시한번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은 물론 충북도민들의 관심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