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제2매립장 예산 또 전액 삭감
도시건설위원회서 세 번째 제동
민주당 위원들, 예산삭감 주도

청주시의회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시의회에서 두 번이나 전액 삭감된 청주 오창읍 후기리 제2쓰레기 매립장 예산이 또다시 도시건설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국비 반납위기에 처해졌다.

민주당 의원들 예산 삭감 주도...쓰레기대란 현실화되나

이에 따라 매립장 조성이 차질을 빚으며 '쓰레기대란'이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삭감된 예산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살아난 뒤 본회의 통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승훈 청주시장이 소속된 자유한국당이 예결위나 본회의에서 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어서 험로가 예상된다.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12일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통해 제2 매립장 예산 64억6천666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 예산은 매립장 조성에 필요한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밟는데 드는 비용이다.

삭감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전히 노지형 조성에 반대했다. 시가 지붕형에서 노지형으로 바꾸면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거듭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매립장 예산의 전액 삭감은 지난해 12월 96억1천790만원과 올해 4월 103억301만원이 모두 깎인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시, 15일 예결위서 부활 기대...제2쓰레기 매립장 운명은

시는 오는 15일 열리는 2차 예결위에서 제2 매립장 예산이 부활해 19일 3차 본회의에서 통과되길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예결위에서 이 예산이 부활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예결위는 자유한국당 7명, 더불어민주당 6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1명 등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제2매립장 조성 추경예산이 살아날 수 있다.

도시건설위 민주당 위원들이 이 예산삭감을 주도했다.

반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에 대비해 조속히 제2매립장을 조성해야한다고 맞서고 있다.

예결위에서 표결로 갈 경우 국민의당 1명(남연심 의원)과 무소속 1명(안흥수 의원)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예산 부활에 찬성하고 남 의원과 안 의원 중 1명만 거들면 매립장 예산이 통과된다. 공교롭게 남 의원과 안 의원 모두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전력이 있다.

20억원 국비반납 등 위기...피해는 시민들 '몫'

그러나 시의 기대와 달리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시는 예결위가 열리기 전까지 시의원을 상대로 예산 수립의 당위성 등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제2매립장 예산이 통과하지 못하면 지난해 확보한 국비 5억원과 올해 내려올 14억4천만원을 환경부에 반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서강덕 청주시 환경관리본부장은 "상임위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됐지만 예결위와 본회의가 남아 있어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며 "사업 추진이 시급한 만큼 이번에는 예산이 확보돼야 하며, 만약 관련 예산이 부활되지 못하면 쓰레기대란이 현실화돼 그 피해는 결국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2019년 말 포화 상태에 이르는 흥덕구 강내면 학천리 쓰레기 매립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청원구 오창읍 후기리를 제2 매립장 조성 예정지로 선정했다. 이후 조성 방식을 지붕형에서 노지형으로 변경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오는 2020년부터 운영될 제2 매립장은 부지가 25만㎡, 매립용량 110만㎥ 규모며, 하루 153t의 쓰레기를 처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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