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Midst of Shiny Dust' 삶·죽음 모티브의 시퀸 작업
물질·정신적 이면 세계 조화 추구·동양적 사유와 명상 세계

노상균 작가 /김용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2011년 9월 2일 개관한 우민아트센터(관장 이용미). 우민아트센터는 개관 이후 지역문화예술을 위한 공공적 기여와 창의적 소통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기획을 통해 충북지역 미술계 뿐 아니라 현대미술에 유의미한 담론들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해 오고 있다.

올해는 개관 6주년을 맞아 노상균 작가의 'In the Midst of Shiny Dust' 전시를 개최한다. 지난 14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12월 30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노상균 작가의 시퀸 작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30여년간의 작업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이며 특히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선보였던 핑크빛 와불상도 만나볼 수 있다.

그럼 언제부터 노 작가는 이런 '시퀸(장식용 플라스틱 스팽글) 작업'을 시작했을까?

1988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연 노 작가는 자신에게 새로운 미술의 장을 여는 계기가 절실함을 깨닫고 1990년 뉴욕으로 떠난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찾게 됐고 또 새롭게 시작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우민아트센터 개관 6주년 기념 노상균 작가 초대전 전시장 및 작품들 / 김용수

어릴적 풀장에 빠져 죽을뻔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 작가에게는 사소하게 살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는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 물속에서 사는 물고기는 물에서는 살 수 있지만 밖에 나오면 죽게 되고 사람은 물속에 빠지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모티브를 착안해 물고기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렇게 물고기를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하던 중 줄에 꿰어진 스팽글인 '시퀸'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음영기법을 사용해서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착시현상을 일으켜 입체감을 느끼는 회화적 기법을 시도한 것이다.

1994년 서울로 돌아온 그의 작품세계는 '끝 End', '눈물 Tears', '시퀀스 Sequence', '방향 Directions' 연작 등 다양한 주제의 평면 작품에 머무르지 않고 입체·설치로 나간다.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를 통해 시퀸 작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획득한 후 2000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가 되어 한국 대표작가로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이후 좌상·입상·와상·두상 등 여러 형태의 불상과 예수상, 마네킹, 움직이는 대형 콤팩트 등 시퀸 입체·설치 작품도 여러 갈래의 담론을 이끌며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시퀸 자체가 갖고있는 과시적이고 직물적이고 현란한, 어쩌면 1회적인 속성을 갖고 있는 것을 부처나 예수 등에 입혀 속된 것을 가지고 고상하게 표현해보고자 했어요. 성스럽고 깊이있고 철학적 표현을 통해 재료가 갖는 특성이 어떻게 비유되는지 말이에요. 이렇게 단순노동처럼 시퀸을 붙이는 작업을하다보면 거기에 몰두하게 되고 나 자신을 놓아주는 시간이어서 작업 성격이 맞았습니다."

그는 이후 별자리, 레코트판, 손금 등의 연작에서 인간의 믿음, 신념, 철학적 가치가 흔들릴 수 있고 사실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옳고 그름에 대한 성찰, 미지에 대한 두려움 등을 물질과 정신의 이면적 세계의 조화를 추구하려 했다. 최근 지문의 모양으로 나의 자화상처럼 자신의 역사, 나아가 또 다른 사람의 개인적 역사를 담아낼 예정이다.

"아마 앞으로 시퀸 작업은 더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시퀸 작업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해왔던 나의 작업은 연장선상에 있을 겁니다."

우민아트센터 전시관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하며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월과 1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과 추석 당일은 휴관하며 오는 27일 오후 2시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이 열리며 시니어를 대상으로 '블링블링-아트힐링'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노상균 작가 작품 Recordings

"힘들어도 관객이 만족할 때 더 없이 기쁘죠"
- 개관 6주년 맞은 우민아트센터 이용미 관장


우민아트센터(관장 이용미)는 2011년 9월 개관 이후 2014년 '임충섭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5년 '황인기 개인전', '손부남 개인전', 2016년 '강홍구 개인전'을 기획해 왔다.

이용미 관장은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 개관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개관 6주년 기념 전시회를 하게 됐다"며 "사실 매번 전시를 준비할 때마다 어떤 주제를 잡을 것인지, 누구를 섭외할 것인지 힘든 작업이지만 관객들이 와서 보시고 기뻐하시고 좋아하실때면 그 힘듦이 사르르 녹아버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획회의때마다 3년~5년의 플랜으로 주제를 선정해 그에 맞는 작가를 선정해 초대한다는 이용미 관장. 지역문화예술을 위한 공공적 기여와 창의적 소통을 위한 인터-로컬 뮤지엄을 지향한다는 이 관장은 앞으로도 지역미술과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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