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바이오의약, 오송에서 길을 찾다]
8. [신규 개발자를 찾아라] ③ '서울과학기술여성새로일하기센터' 서진효·이현지 씨
품질관리 기초·GC분석 등 실무교육 진행
교육생 24명 중 22명 유관기관 입사 성공
생명공학 시장 확대 이공계 미취업자 우대

서울과학기술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미취업·경력단절 이공계 여성들을 대상으로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수준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열린 2017년도 제약·바이오 품질관리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정 수료식 모습.

[중부매일 이규영·신동빈 기자] 견고한 벽과 같던 유리천장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여성 취업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유리천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코 깨트릴 수 없는 장벽'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충분한 능력을 갖췄음에도 조직 내 관행과 문화처럼 굳어진 부정적 인식으로 취업·승진이 차단된 상황을 말한다.

최근 능력 있는 여성 바이오 전문인력들의 배출이 두드러지며 이러한 유리천장도 조금씩 사라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과학기술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이러한 미취업, 경력단절 이공계 여성의 취업을 돕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에 지난 2014년부터 설치·운영되고 있다.

여성과학기술인을 찾아서

과기여성새일센터는 이공계 여성들을 대상으로 춤질관리 전문인력 양성과정, 분자진단 전문인력 양성과정, 지식재산중심 분석 실무과정 등을 운영한다.

서울과학기술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는 경력개발형 새일센터로 이공계 미취업 전공자들에게 제약·바이오 분야 취업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품질관리 전문인력 양성과정, 분자진단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집중 교육한다. 화학, 생명, 식품공학 등 이공계 전공 미취업·경력단절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에서는 품질관리 기초 및 LC, GC 분석기기 실습, 생체분자 고정밀, 다중분석, 초소영 첨단 바이오분석 및 진단 시스템 등의 실습교육을 진행한다.

최문용 센터장은 "교육이 이뤄지는 200시간 중 실습비중이 가장 높다"며 "취업 전 실제 기기를 다뤄볼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이곳 센터에서 실습을 통해 제약·바이오 관련 전문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습교육 이후 교육생들은 조별로 팀을 꾸려 발표를 하기도 한다. 최 센터장은 "교육생 본인이 다룬 결과에 대해 스스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며 "실제 교육생이 취업면접을 갔을 때 실험 결과를 해석해보라는 요청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도움이 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제약·바이오 품질관리 전문인력 양성과정에서는 교육생 24명 중 22명이 유관기관에 취업하기도 했다.

경력단절여성 활용해야

과기여성새일센터는 이공계 여성들을 대상으로 품질관리 전문인력 양성과정, 분자진단 전문인력 양성과정, 지식재산중심 분석 실무과정 등을 운영한다.

국내 이공계 출신 기혼여성 중 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지난 2015년 기준 66.7%에 다다른다.

최문용 센터장은 "넓어지는 바이오제약시장 규모만큼 유휴인력의 활용도 늘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결혼 이후 일터를 떠나고 싶지 않더라도 출산, 육아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고학력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일터로 복귀하지 못해 인력손실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새일센터 교육생의 반 이상은 30대 중후반의 경력단절 여성이다. 새일센터는 이들에게 실무교육을 지원, 경력개발 형식의 교육을 진행해 수월한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목적으로도 운영된다. 더불어 자신감이 결여된 여성들을 위해 사전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 취업 후에는 사후관리로 근무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애로사항을 듣는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분야 유관기관과 지역협의체를 구성, 취업처 연계지원을 활성화한 기업체 구인정보 지속제공, 취업상담·알선, 동행면접 등도 별도로 지원한다.

최 센터장은 "이곳 센터는 우선적으로 이공계 여성에 대한 취업을 염두해뒀기 때문에 타지역의 새일센터보다 구인 구축 풀 형성이 수월했다"며 "충북 등 다른 지역 또한 벤치마킹 등을 통해 바이오분야의 여성 전문인력 양성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꿈을 현실로…능력인증제 시행

사진 / (왼쪽부터) 서진효 씨, 이현지 씨

▶서진효(25) 일을 하면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면접에서는 불합리함을 느꼈다. 면접을 보는 눈앞에서 "우린 남자 한 명만 뽑을거다"라고 말한 회사도 있었다. 남자만 뽑으면서 여자도 지원은 가능하게 해놓는, 여자는 소위 '병풍'처럼 만들어 놓는 것이었다. 여자나 남자나 능력차이는 없지만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남자가 더 부리기 좋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앞으로 결혼도 하고 출산, 육아도 해야할텐데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경력이 단절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

여성과 남성, 성별은 태어나면서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차별은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는 이런 불합리한 일이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이현지(25) 여성으로서 어려운 부분이라기보다 직무를 선택할 때 막연한 점이 있었다. 제약분야는 파트가 너무 다양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취업 전 센터에서 직무상담 등을 지원해줬기 때문에 편하게 취업할 수 있었다.

- 교육과정 중 어떤 점이 가장 좋았나

▶서진효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는 제품 품질의 질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QA, 제품불량을 줄일 수 있도록 관리하는 QC 부분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부분이다. 센터에서는 직무밀착형 기기실습과 GMP(식품·의약품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품질면에서 보증하는 기본조건) 이론 위주로 교육을 진행했다. 실제 면접현장에서 이러한 직무 실습 내용을 설명하니 반응이 좋았다.

▶이현지 대학생 때 학부과정을 제약공학과를 나왔다. 졸업 후 품질관리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실습기기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여러 기관을 알아봤지만 대부분이 일정 금액 이상을 지불해야하는 곳이어서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중 센터를 알게돼 저렴한 가격에 교육과 실습을 병행하게 돼 좋았다.

- 국가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서진효 WISET에 대한 활발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프로그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점이 아쉽다. 또 앞서 말했던 사회적 분위기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현지 이공계 직무 관련 실무 교육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많이 생겨야한다. 직무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새일센터도 현재 한 번에 24명씩만 뽑고 있지만 더 많이 늘려 이공계 여성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기획취재팀 (팀장 이규영, 신동빈)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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