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광역단체장 전패 위기감
정우택 "지사 출마할 사람 없어"
현역 국회의원 낙선부담에 꺼려
수행평가 여론조사 이시종 59%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3선 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홍준표(오른쪽) 대표가 정우택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17.09.20.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야권이 내년 지방선거에 앞서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인 충청지역 시·도지사 선거구도에 연일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19대 대선 충청지역 전패에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인물난 속에 자칫,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전패를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청주 상당)까지 애써 충북으로 한정하며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사람이 없다"고 했을 정도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충북지역 기자들과 만나 "홍준표 당 대표가 '충북지사 후보를 좀 골라오라'고 하더라"며 이 같이 애둘렀다.

현역 국회의원(충북 박덕흠·이종배 의원 지칭)의 출마가 정답이지만 낙선(실업자)의 위험부담을 감당하면서까지 출마를 하겠느냐면서다.

실제, 충북을 비롯해 충남과 대전, 세종시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모두 상당한 지명도를 앞세워 탄탄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야권인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모두 심각할 정도의 인물난이다.

더욱이 충청권 4명의 시·도지사는 모두 여당 소속으로, 이들 모두 강력한 현역 프리미엄을 엎고 있는데다 임기내 큰 과(過)가 없어서인지 각종 업무수행평가 여론조사는 지지율 60%대를 육박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전국의 만19세 이상 남녀 2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시·도지사 직무 수행평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이시종 충북지사는 '잘하고 있다 59%(휴대전화 RDD 조사, 표본 635명, 표본오차 ±3.8%)'로 안정세를 보였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잘하고 있다 79%(휴대전화 RDD 조사, 표본 871명, 표본오차 ±3.3%)', 권선택 대전시장도 '잘하고 있다 51%(휴대전화 RDD 조사, 표본 768명, 표본오차 ±3.5%)'로, 권 시장의 경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임기내 법원 문턱을 드나든 점을 감안하면 지지율 안정권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다만, 세종 이춘희 시장의 직무 수행평가는 표본수가 적어 공표되지 않는 등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현역들의 안정 속에 충북은 이시종 현 지사를 비롯해 최근 당내 경선 도전장을 내민 오제세 의원(4선, 청주 청원) 만으로도 민선 7기 도지사 후보군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반면, 한국당은 출마 가능성 후보군에 박덕흠·이종배 의원 외에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정도가 거론되지만 선출직(선거) 전승으로 유명한 이 지사 등을 대적하기란 힘겨워 보인다. 여기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은 도지사 후보를 내세울 수 있을지 조차 예측불허의 인물난이다.

충남 역시 차기 대권행보 중인 '완벽한 카드'인 안희정 지사가 불출마 하더라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나소열 분권비서관 등 지명도 높은 대안 인사는 차고 넘친다.

그나마 충북보다 후보군이 선명한 한국당 충남도지사 후보에는 이명수 의원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당 사무총장인 홍문표, 당 최고위원인 김태흠 의원 등도 도전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후보군이던 정진석 의원은 현재 한발 물러나 있다는 정치권의 관측이다.

국민의당은 조규선 현 도당위원장(전 서산시장)과 최근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고베를 마신 김용필 도의원(재선, 예산)이 후보군이지만 여당과 한국당 후보 지명도에는 크게 못미친다는 게 지역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바른정당과 정의당 후보군은 뚜렸하지 않은 게 현 상황이다.

대전은 권선택 현 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이상민·박범계 의원과 허태정 현 유청구청장 등 후보군이 탄탄하다.

충청권 중 가장 해볼만 하다고 벼르는 한국당은 박성효 전 시장과 이장우·정용기 의원, 박태우 고려대 교수 등이 출마 채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지는 등 나머지 야 3당은 후보군 조차 선명치 않다.

세종시 역시 민주당 소속 이춘희 현 시장의 안정적 시정 운영속에 한국당은 박종준 전 경찰청 차장(박근혜 정부 청와대 경호처 차장) 정도, 나머지 야 3당은 후보군이 뚜렸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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