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권경자 충남 아산시립도서관 관장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업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죄가 무엇일까? 직장인의 열에 여덟 아홉은 아마도 '괘씸죄'라고 답할 것 같다. 나 역시 직장 상사나 동료, 후배한테 실수를 하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그 것을 빌미로 내게 불미스럽거나 껄끄러운 관계 또는 후환이 두려워 전전긍긍 한 경험도 꽤 있다. 그러면서 이것이 본인 스스로 느끼는 괘씸죄로구나, 상대방이 무어라 하기도 전에 지레 짐작으로 혼자 끙끙 거린 가슴앓이의 기억이다.

그런데 요즈음 내가 생각하는 중죄, 아니 사람들이 가장 모질게 다뤄야 할 죄가 하나 생긴 것 같이 매우 씁쓸하다. 이름하여 '몰염치 죄'다. 사회 지도자, 국민들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이름만 불러도 전 국민이 알아 볼 만 한 사람들의 치부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그리고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삭여야 한다. 끓어오르는 분을 참아내려면 누구에게랄 것도 없는 화풀이와 넋두리를 해보며 세상을 원망해 보기도 한다. 왜냐하면 국민에게는 너무도 멀리 있는 사람이어서 직접적인 질책을 할 방법이 없기에 그냥 한마디로 '세상에 그런 놈들이 있나' 하며 또 '우린 이런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한탄 아닌 한탄을하기도 한다.

권경자 충남 아산시립도서관 관장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잘못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들이 저지른 잘못의 가장 깊은 곳에는 참으로 염치없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다. 특히 요즈음 사회지도층 비리를 살펴보면 국민에 대한 염치없는 행동들이 대부분이라서 저지른 죄에 상응하는 죄 값 뿐만 아니라 몰염치 죄 값을 가중하여 처벌함이 마땅할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바로 염치없는 행동들은 우리나라 성장의 기틀이 될 청렴 대한민국을 뒷걸음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청렴은 국민 모두가 지켜야 할 책무이자 국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꿀 거름이며 국민의 자부심, 국민과 국가의 위상을 결정하는 중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몰염치한 행동 하나하나가 사라지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떳떳한 사람이 존경 받는 사회분위가 만들어져야 청렴한 세상이 밝아 옴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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