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업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은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들은 늘 주인공이었다. 세인들은 그들을 따라 하면서 열심히 성공비결을 쫓는다. 이를 반영한 듯 국내의 한 종편에서는 '슈퍼리치2'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부자의 수는 극히 적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이름을 딴 '파레토 법칙(Pareto's Law)'은 이를 잘 설명한다. 널리 알려져 있는 '2대8의 법칙'이 그것이다. 상위 20% 사람들이 전체 부(富)의 80%를 가지고 있다거나 상위 20% 고객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돈과 부자에 대한 갈증이 클 수밖에 없다.

과거 돈 많은 부자들은 백만장자(millionaire)로 불렸다. 지금은 억만장자(billionaire)가 대세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우리나라에 10억 달러 이상의 빌리어네어가 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해외의 관심은 인류 최초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누가 될 것이냐에 쏠려 있다. 실제로 이들의 자산이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슈퍼리치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는 262개 패밀리 오피스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74.2%가 자산을 늘렸으며 평균 수익률은 7%에 달한다고 밝혔다. 영국 시중은행 금리 연 0.35%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1.2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경제의 부침과는 상관없이 전 세계에서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다. 돈이 돈을 벌고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특징은 대부분 생활형 슈퍼리치가 아니라 혁신형 슈퍼리치라는 점이다.

이들이 지배하는 시장은 평범한 사람들이 따라잡기에는 너무 멀리 있다. 소수에 해당하는 이들은 분명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꿈을 꾸며 치열하게 도전한 사람들이다. 일부에서는 이들을 닮고자 하는 일반인들의 환상에 대해 일침을 놓는다. 태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의 전 부인인 저스틴 머스크의 조언이 대표적이다. 저스틴은 '엄청난 성공은 흔히 생각하는 성공의 개념과 다르다. 자신감이 확고해야 한다. 성공한 억만장자들은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때로는 미쳤다 싶을 정도로 새 아이디어를 찾아다닌다'라고 강변했다. 그리고 세상이 만족할 만한 대가를 주는 세 가지로서 문화를 바꿀만한 것, 익숙한 아이템을 재미있게 가공한 것 그리고 전에 없던 새로운 것 등을 들었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도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강조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체험을 기반으로 한 지혜와 서비스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006년 발표한 저서 '부의 미래'에서 이미 현재의 흐름을 정확히 예견했다. 농업 혁명, 산업 혁명, 정보화 혁명에 이은 지식 혁명 시대에 부의 심층기반은 아무리 사용하더라도 소모되지 않으며 쉽게 전달과 저장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융합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지식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새로운 부의 창출 시스템은 우리 일상생활, 사회 더 나아가 문명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공공정책의 대변혁을 가져올 이슈를 던지기도 한다. 로봇의 노동에 대한 '로봇세(稅)', 전기차 대중화를 앞두고 휘발유세를 대체할 재원으로 등장한 '마일세' 등 관련 논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것은 우리나라에 세상을 바꾸는 기업이 없어서가 아니다. 최근 포브스는 지난 100년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아시아 5대 기업 중 첫 번째로 삼성그룹을 꼽았다. 그렇지만 지금 반도체 분야의 슈퍼 호황을 이을 업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가속의 시대에 창의적 사고와 혁신에 대한 열정으로 무장하고 빌리어네어를 꿈꾸는 야심찬 창업가가 대안이다. 또한 이들을 키울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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