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 상주의 '문장대 온천개발'이 또 다시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충북과 경북 경계에 위치한 속리산 인근 문장대 온천개발을 놓고 양 지자체의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문장대 온천개발지는 하천을 통해 괴산과 충주로 유입되는 신월천 상류인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중벌리 일원이다. 상주시와 일부 주민들은 이곳을 온천관광지로 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오랜 계획을 접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개발이 현실화 된다면 환경파괴는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전국 환경단체들이 저지에 나섰으며 대법원 판결로 두 차례나 무산됐다. 그런데도 상주 문장대지주조합이 굳이 온천개발에 집착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상주시는 문장대온천 개발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는듯 하다. 수차례 좌절됐지만 잊을 만 하면 다시 추진하고 있다. 상주 문장대지주조합은 온천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 저감 계획 등이 담긴 환경영향평가서를 대구지방환경청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관광수입 증가와 세수확대가 예상되면서 상주시도 조합의 사업추진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 모 상주시장이 "온천수라는 금덩이를 현금화해야 한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 상주시는 온천관광단지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주조합은 1985년 온천지구로 지정된 이후 1992년 화북면 중벌·운홍리 일대 96만㎡ 규모의 대규모 온천개발을 추진했다가 충주와 괴산주민들의 완강한 반발에 밀려 제동이 걸렸다. 지주조합은 한동안 잠잠했다가 지난 2003년과 2009년에도 문장대 온천을 추진했으나 이번엔 대법원 판결로 무산됐다. 당시 대법원은 개발로 발생하는 이익보다 온천관광지로부터 2㎞ 떨어진 신월천변 주민들의 식수원 오염 등 환경피해가 훨씬 크다고 보았다. 지난 2015년에는 지주조합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다며 지방환경청이 승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상주시와 지주조합은 최근 개발축소와 최신공법으로 오·폐수를 배출하겠다는 카드를 내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온천 개발이 현실화되면 하루 2200t의 오·폐수가 달천을 따라 한강으로 흘러가게 돼 청정하천인 괴산 신월천은 더 이상 1급수를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온천이 개발되면 무연탄층 지질인 신월천 지역 간이상수도와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될 것으로 분석한바 있다. 온천수 불소함유량도 수질기준치를 6배 이상 초과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청정'이미지를 갖고 있는 괴산과 충주는 물론 한강유역 공동체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된다.
문장대 온천이 지구지정이후 30여년 이상 개발되지 못한 것은 환경파괴와 지역갈등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사업규모를 줄이고 공법을 바꾼다고 해서 환경보존을 보장할 수 없다. 난개발로 인해 한번 훼손된 환경을 복구하려면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한다. 온천개발을 통한 이익을 얻고자 환경을 오염시키고 타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환경보존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도 문장대온천개발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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