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약 충북무예' 산업화 과제는 - 4. 세계 무에타이 청소년선수권 대회 들여다보니
한국 전승원, 아쉽게 은매달
주말마다 경기·TV방영 팬몰려

태국 무에타이 선수들이 전용 극장에서 청소년대회 참가 선수들과 임원들에게 시범 공연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태국 국민들은 청소년이나 성인이나 전통 무예 '무에타이'에 열광한다. 주말이면 크고 작은 경기장에서 프로경기가 열린다. TV 프로그램에는 무에타이 경기가 고정적으로 방영된다. 주말·휴일 이름깨나 알려진 무에타이 선수 경기가 열리면 팬들은 돈을 걸고 내기를 즐기는 게 익숙한 풍경이 됐다. 유명 선수들은 선수들은 영웅 대접을 받는다. 도심과 시골, 빈부의 격차,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국민스포츠' 무에타이를 즐긴다.

방콕에서 개최된 '세계 무에타이 청소년선수권 대회'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태국이 전통무예 '무에타이'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세계무에타이연맹(IFMA)이 지난 8월 3일부터 11일까지 개최한 세계선수권대회에는 한국의 선수·임원 12명을 포함해 전세계 79개국에서 1천500여명의 선수·임원이 참석했다.

방콕 니미부트르 국립경기장을 중심으로 진행된 세계 청소년 선수권대회는 행사 일정동안 체급별 경기가 치열하게 전개됐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63.5㎏급에 출전한 전승원 선수가 결승전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 선수는 결승전에서 태국 선수와 격돌했으나, 아쉽게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대회에 참가한 청소년 남녀 선수들은 국립경기장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연령별, 체급별로 치열한 경기를 치른다. 주로 14세·15세와 16세·17세 선수들의 경기가 대부분이지만, 10세·11세의 어린 선수들도 무에타이 선수권을 놓고 한치의 양보없는 격전을 대회기간동안 보여줬다.

세계무에타이연맹이 경기 이상으로 공을 들이는 것은 스포츠를 통한 청소년 문화교류와 공감을 이끌어 내는 프로그램이다.

세계무에타이연맹 대회 기간동안에는 참가 선수들과 임원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선수·임원들의 숙소로 사용하는 호텔에서는 영화 관람과 오락, 컨퍼런스, 갈라쇼 등이 매일 열려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참가자들에게는 전통 무에타이 경기관람과 메남강 유람선 관광 기회도 주어진다.

흥미진진한 청소년컨퍼런스

세계 무에타이 청소년선수권 대회 63.5㎏급에 출전한 전승원 선수가 태국 선수와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

세계 무에타이 청소년 선수권대회 막바지였던 지난 8월 9일 방콕 엠베서더호텔에서는 청소년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선수·임원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컨퍼런스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나와 주제발표를 한 후 청소년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토크쇼 형태로 진행됐다.

수 글래시(Sue Glassey) 세계무에타이 연맹부회장(오세아니아·뉴질랜드 회장)과 로드리고 조쿠에라 페루 협회 회장, 케롤라인 벡스터 유네스코 방콕 청소년·스포츠 전문 컨설턴트 등 세계각국에서 참석한 전문 패널들이 무에타이에 발을 들여 놓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강연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체육인의 사회적 책무, 영양·체력 관리방법, 금지약물 교육(클린스포츠), 세계무에타이연맹의 미래 비전, 인간(청소년)의 권리 등 다양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전문가들이 선보인 내용은 대부분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상물로 제작돼 1천여명의 청소년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발표 내용을 주시했다. 일부 전문가는 '뽀빠이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주제발표를 선보여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메남강 선상 크루즈·무에타이 공연 관람

대회에 참가한 청소년선수들이 메남강 야경을 즐기는 유람선 무대에 올라가 춤을 추고 있다.

1천여명이 넘는 대회 참석자들은 아시아티크 공연장에서 무에타이 라이브쇼를 관람한 후 메남강 선상 크루즈 기회도 주어진다.

아시아티크 공연장에서는 태국 선수들과 대회 참가 선수들이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경기보다 '무예' 차원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화려한 영상과 전통 음악, 격렬한 몸동작, 조명이 어우러져 관람객들을 사로잡는다. 무에타이를 핵심적 스포츠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태국은 우리나라 대형 영화관과 같은 시설 수준의 극장식 경기장을 갖춰 국내외 관람객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메남강 선상 크루즈 여행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화려한 방콕의 야경에 흠뻑 취하도록 한다. 1천여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뷔페식 저녁 식사가 끝나면 태국 전통 무용과 음악 공연 무대가 펼쳐진다. 흥에 겨운 청소년들은 직접 무대에 올라 끼를 마음껏 '끼'를 발산한다. 메남강을 따라 화려한 조명을 발산하는 방콕 시가지의 빌딩 숲은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만한 프로그램이다.

레크레이션·영화 상영

경기가 끝난 선수들이 수영장을 찾아 공연 관람과 물놀이를 하고 있다.

선수들의 숙소 엠베서더 호텔에는 매일 저녁 무술을 테마로 한 다양한 영화가 무료 상영된다. 참가자들은 저녁 식사 이후 여가시간을 이용해 영화를 관람 할 수 있다.

호텔 3층 노천 수영장에서는 참가자들을 위한 물놀이 이벤트가 진행된다. 청소년들이 물놀이를 하는 수영장 한켠에서는 태국 전통 공연이 진행된다. 경기에 긴장한 선수들은 수영장 물놀이 이벤트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무에타이 용품 판매·전시 행사도 병행된다. 참가자들은 운동복과 글러브, 헤드기어 등 다양한 무에타이 용품을 저렴한 가격이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청소년 교류행사를 희망하는 일부 참가팀들은 방콕 시내 학교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현지에서 만난 이원길 전 대한무에타이연맹회장은 "세계무에타이연맹은 문화교류를 스포츠 행사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며 "경기를 통해 스포츠 정신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관광·교류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다양한 내용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고, 우리가 도입해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인섭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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