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품 비용 최소화로···얇아진 지갑 극복·어려워진 경제 실감
긴 추석연휴에도 취준생들은 도서관, 독서실, 카페 등으로

지난 9월 마지막 주말 청주지역 전통시장은 추석 제수품을 구입하러 온 가정주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유례없는 긴연휴로 인해 올 추석 풍속도에 많은 변화가 일었다.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부담은 차례상 간소화로 이어졌고, 긴 연휴를 즐기기 위해 성묘를 일찍 지내러 가는 가족단위 차량들도 많이 눈에 뛰었다. 특히 모처럼만에 모인 가족들은 어려워진 경제 이야기가 화두였으며 하반기 공채 시즌과 겹쳐 취준생들은 연휴에도 불구하고 학교 도서관(공부방), 톡서실, 카페 등으로 발길을 돌렸다.

차례는 짧게, 휴식은 길게···어려워진 경제는 '화두'

추석을 앞둔 지난 9월 마지막 주말 청주지역 전통시장은 추석 제수품을 구입하러 온 가정주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추석에 가정주부들은 제수품 구입 비용이 가장 저렴한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 차례상 비용을 최대한 줄였다. 즉 얇아진 지갑으로 인해 어려워진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청주 북부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차모(60·여)씨는 "주부들이 이번 추석을 앞두고 제수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먹을 만큼만 떡을 사갔다"며 "한집당 1~2kg 정도만 구매하는 등 4~5kg씩 구매했던 지난 명절때와는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차례상에 올라간 음식도 달라졌다. 정모(53·여)씨는 "이번 추석 차례상에 치킨을 올렸으며 제수품 가지수도 최대한 줄였다"며 "가족들이 모두 좋아하는 음식으로 조금씩 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긴 추석연휴기간동안 가족들과 대화에서는 어려워진 경제 이야기가 많았다.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충북지역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추석연휴를 앞두고 도내 기업들은 보너스를 많이 주지 못했으며 가정경제까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또한 충북지역 일부 기업들은 노조와의 임금협상 등을 벌이고 있다.

이기창(53,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씨는 "언론에서 이번 추석연휴동안 인청공항 개항이후로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이용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추석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 청주근교의 청남대와 속리산에 다녀온것이 전부"라며 "정말로 조용히 보냈다"고 말했다. 또한 "장사를 하고 있지만 매출액이 오르지 않아 매번 고민"이라며 "이번 추석은 긴 연휴로 인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취준생, 도서관, 독서실, 카페로

'혼추(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라 불리는 이들은 연휴동안 취업준비와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주로 학교 도서관과 독서실, 카페 등을 이용했다 / 안성수

취준생 및 대학생 등 20대들은 추석연휴동안 학교 도서관(공부방)이나 독서실, 카페 등을 주로 많이 이용했다.

이른바 '혼추(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라 불리는 이들은 취업준비와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주로 학교 도서관과 독서실, 카페 등을 이용했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추석 스트레스에 대해 조사한 결과, 20대 10명중 6명이 추석을 혼자 보내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청주지역 대학 도서관과 독서실, 카페의 스터디룸은 책을 들고 방문한 학생들이 많았다. 지난 5일 충북대학교 인근 스터디 카페를 방문한 안정환(26)씨는 "하반기 공채를 앞두고 있어 오래 쉬면 마음이 더 불편하다"며 "취업준비를 하기 위해 카페로 오면 친척들에게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고 여러모로 좋다"고 답했다. 서대원(26·충북대 사범대)씨도 "오는 11월 25일 임용고사가 있어 이번 추석연휴기간동안에는 학교 공부방을 많이 이용했다"며 "앞으로 40여일 밖에 남지 않아 마지막 정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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