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지훈 전주시 상산고등학교 재학생

부산에서 여중생들이 또래 여학생 피투성이가 되도록 폭행한 사건과 관련, 가해 학생 2명이 2개월 전에도 피해 학생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1일 부산 사상구의 한 골목에서 또래 여학생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폭행하는 모습. 2017.09.04. / 뉴시스

저는 최근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청소년 폭력과 관련한 소년법 강화 또는 폐지 논란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고교생인 저는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범법행위를 하면 소년법으로 처벌을 받게 되어, 성인에 비해 형량이 감형 된다는 것이 타당한 논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집단구타 사건들을 보면서 이러한 저의 생각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옛말에 구미삼년불위황모 (狗尾三年不爲黃毛)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개꼬리가 삼 년 묵어도 황모 (족제비 털)가 되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사람의 본성은 바뀌지 않거나 혹은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흉폭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게 감형 한다는 것이 맞는 일일까요. 부산, 강릉, 인천 등에서 일어난 청소년 폭행사건들을 생각해보면, 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청소년이라는 것이며, 그 행위조차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성인 폭행사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청소년들은 떼거리로 모여 술병이나 쇠파이프등과 같은 흉기를 사용하여, 조폭 영화에나 나올법한 모습으로 피해 학생을 구타하는 장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더불어 그들이 범행 후 취하는 행동들을 보며 더욱 놀라웠던 것은,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들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구타 후, 이를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들이 한 짓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행동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또 가해 학생이 폭행 사실을 선배에게 이야기하고, 법적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하여 물어본 것은, 이미 자신들도 소년법에 의해 처벌받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으로 볼 때 과연 제가 생각하는 성숙된 청소년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며, 그렇다면, 이러한 청소년들에 대한 소년법 폐지 혹은 형량의 증가만이 의미가 있을까 또는 합당한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지훈 전주시 상산고 재학생

저는 미국과 유럽과 같은 선진국들이 청소년 범죄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를 찿아 보았습니다. 선진국들 역시 청소년 범죄에 대해 우리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낮은 형량을 구형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살인죄와 같은 중 범죄에 대해서만 성인 형법을 적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선진국은 처벌 강화보다 소년범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한 모습 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소년법원 등을 따로 두어 청소년 심리상담과 전문 판사의 심리하에 가해 청소년과 피해 청소년 모두가 치유 되도록 한다는 점과 피해자 중심의 관계치유와 같은 정신상담 및 치료를 강조한다고 합니다.

성인 범법자의 20년형과 15세 청소년의 7년형은 단순 비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죄의 집행을 무겁게 하는 것보다는 그 원인을 없애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 비행 청소년들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시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사회와 학교 환경의 개선과 지속적인 원인 파악과 발생을 억제하여만 진정한 문화적, 사회적 선진국으로 발 돋움을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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