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출신 이옥선 할머니·美 혼다 전 의원 등 각계 참석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진심어린 사과 구해야" 촉구

보은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가 13일 오후 보은읍 뱃들공원에서 정상혁 보은군수, 고은자 보은군의회 의장, 류인협 보은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지역 기관단체장과 군민이 참여한 가운데 '보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가졌다.
보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동학의 고장이자 충북 유일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있는 보은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보은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상임대표 구왕회·보은문화원장)는 13일 오후 보은읍 뱃들공원에서 정상혁 보은군수, 고은자 보은군의회 의장, 류인협 보은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지역 기관단체장과 군민이 참여한 가운데 '보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가졌다.

특히 이날 제막식에는 보은 출신 생존 위안부 피해 할머니인 이옥선(87) 할머니와 강일출(89), 박옥선(86) 할머니가 참석했으며, 위안부 피해 문제를 공론화시킨 일본계 마이크 혼다(Mike Honda·76)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혼다 의원은 이날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지금이라도 진심어린 사과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혼다 의원은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면서 정상혁 보은군수와 인연을 맺었다.

혼다 의원은 지난 2007년 일본의 위안부 문제 인정과 사죄, 역사적 책임 및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위안부 결의안 'HR 121'을 발의하고 만장일치 채택을 주도했다. 또 그는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면서 정상혁 보은군수와 인연을 맺었다.

3명의 할머니들과 "보고 싶었어요"라며 반가운 인사와 포옹을 나눈 '위안부 지킴이' 혼다 의원은 "오늘 나는 내 자신보다도 나눔의 집에서 만났던 할머니들을 위해 왔다"며 "이렇게 소녀상을 세우게 된 것은 하루 아침에 된 것이 아니라 보은군민들의 정성스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계기로 소리를 더 크게 내기 바란다. 특히 여기 젊은 학생들도 많이 와 있는데 여러분이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를 막아야 되고, 그렇게 역사를 바로 알고 나갈 때 앞으로 옳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보은 출신 생존 위안부 피해 할머니인 이옥선(87) 할머니

그는 "특히 정말 고마운 것은 여기 계신 세 분의 할머니들이 입을 열었고, 그로 인해 그 사실이 세상에 열려졌다"며 "침묵을 깨트린 세 분의 용기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일본은 할머니들의 젊음을 빼앗아갔다. 일본이 그 젊음을 돌려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이옥선 할머니 등은 "보은에 소녀상이 세워져서 좋고 기쁘다"며 "우리는 당해도 우리 후세들은 당하면 안된다. 내가 죽어도 막아 주겠다"고 아픔과 분노를 토해냈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격려사를 통해 "일본 정부에게 그들이 저지른 엄연한 인권 유린이자 인류 역사에 유례없는 범죄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촉구한 마이크 혼다 의원의 보은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준 군민들과 건립추진위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 구왕회 보은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는 "보은 군민들의 한마음 한뜻으로 세우진 보은 평화의 소녀상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되새기고 아픈 역사를 바로세우는 새로운 역사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평화의 소녀상'은 고사리손의 어린 아이부터 초중고 학생, 어르신들까지 보은군민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6개월 만에 모아진 9천여만원으로 제작됐으며, 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문화·여가활동지인 뱃들공원에 세워졌다. 중앙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뒤로는 이옥선 할머니의 얼굴이 새겨진 돌조각, 모금운동에 동참한 513명의 이름과 160개 단체명, 그리고 보은평화의소녀상 건립문이 나란히 함께 세워졌다.

이날 행사는 여성소리그룹 '이음'의 공연, 한현수 보은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고문의 개회 선언, 소녀상 제안자인 김낙경 간사의 추진경과 보고, 구왕희 상임대표의 인사말과 혼다 의원에 대한 감사패 전달, 정상혁 보은군수의 격려사, 고은자 보은군의회 의장, 혼다 의원 축사, 소녀상에 드리는 글 낭독, 살풀이 공연, 꽃목걸이 전달, 헌화, 풍선날리기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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