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업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혁신학교'의 '기초 학력 미달 고등학생 비율이 전국 고교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에서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전국 고교 평균은 4.5%인데 비해 혁신학교 고교생은 11.9%에 달했다고 한다. 특히 충북도내 혁신학교 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평균 22.3%로 충북 전체 평균 2%보다 11배 높았다. 혁신학교를 운영하는 인천(19.5%)과 전북(16.3%), 서울(15.3%), 경남(11.6%)보다도 기초학력 미달 수준이 심각했다.

중학교도 혁신학교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충북 혁신학교 중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4.2%로 전체 평균 2.4%보다 1.8% 높았다. 특히 수학 과목은 전체 평균이 3.6%인 반면 혁신학교 중학생은 8.2%로 3배 가까이 높았다.

충북교육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6년 연속 전국 최상위'라는 위업을 달성, 충북도청 정문 부근에 축하 현수막이 나부끼던 것이 엊그제 인데 안타까움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 혁신학교는 학교의 민주적 운영과 성적 중심 교육 탈피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학력 저하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름드리 거목이 세찬 폭풍을 견디어 가며 심한 가뭄 속에서도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땅 속 깊숙이 뻗어 내린 뿌리 때문이다. 나무는 뿌리와 줄기가 튼튼하지 못하면 튼실한 열매를 맺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기초학력이 충실하지 못하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창의적 산물도 생산할 수 없다.

창의성교육에 대한 지나친 환상으로 기초교육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교육, 창의성의 바탕을 기르는 교육의 모든 근간에는 기초학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등교육은 모든 학교교육의 바탕을 마련하는 기초교육으로 한 인간 형성에 있어서 그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를 건축에 비하면 기초공사에 해당하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데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최소한의 기초학력은 학교에서 반드시 갖추어 주어야 한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창의성교육을 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라고 하는 것은 마치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에게 운전을 하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무한경쟁과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력을 높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학력이야말로 학교교육의 본질이요, 국가발전의 토대이고, 자기실현의 힘이며, 개인의 삶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고 글로벌시대의 인재가 되는 힘이다.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그러므로 학생들은 배우기 싫어도 배워야할 것이 있고, 교사가 가르치기 싫어도 가르칠 것이 있으며, 바라지 않는 방법으로 배워야 하기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방향으로 가르쳐야 하기도 한다.

교육은 누구나가 향유하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잘하는 사람은 더욱 잘하게, 못하는 학생은 잘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월성 교육은 수월성 교육대로 발전시키면서 학력이 낮은 학생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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