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클립아트코리아

선출직으로 십여 년 간 지역 살림을 맡아서 일하던 대학시절 단짝친구가 수해복구에 참여해 주민들을 도와 작업을 하던 중 건물의 2차 붕괴로 척추를 크게 다쳐 거동이 어려워 3연임의 단체장을 중도에 사퇴했다. 퇴임하는 날, 휠체어에 반은 누워서 퇴임식에 참석한 그는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노력하고 사랑합시다.'의 세 마디로 짧게 정리했다.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은 부축하고 있는 부인이 자기 눈물과 함께 닦아준다.

퇴임식은 임직원과 관계자 및 지인들에게 퇴임사를 전송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는 본인의 뜻을 만류하고, 함께 지역발전을 위해 땀 흘리며 열심히 노력했던 주민들의 얼굴이라도 한번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자는 동료들의 간청을 받아드려 정말로 보내기 싫은 눈물의 퇴임식을 기억에 남을 영상과 함께 그칠 줄 모르는 박수소리로 식장을 가득 채워 놓고 막을 내렸다.

재선으로 공직을 마치려던 것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나 매듭짓고 지역발전을 위해 한 번 만 더 봉사해달라는 산악지역 주민들의 간절한 뜻을 받아 단일후보의 선거를 거쳐 마지막 정열을 다 바치다가 본의 아니게 임기도 못 채우고 통한의 도중하차를 하게 된 것이다.

11개 면을 매일 한 번씩 돌며 마을도 십여 개씩 찾아다닌다. 면적은 넓지만 인구는 적고, 부락은 많지만 농외소득은 거의 없고, 산악지역은 많지만 생산성이 없으니 떠나는 사람만 늘어나고, 출생신고가 없었던 해도 있었으며, 귀농귀촌 인구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최악의 상태에서 자치단체장이 된 것이다.

이런 지역을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고, 살다가 뼈를 묻고 싶고, 이웃할 사람을 모시고 싶고, 건강 잃은 이들이 인생 이모작을 하고 싶은 곳이 되도록 주민들과 함께 희생적으로 봉사하며 심은 씨앗이 하나둘씩 싹이 트고, 열매 맺어 번식하고, 소문 듣고 찾아오니 지역식구들이 늘어난다.

찾아오는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방치된 땅을 무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돈 드는 일은 지역에서 무임 노동력 제공으로 충당하며,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지역 독지가의 도네이션(寄附)으로 기본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의회의 지원으로 삼림자원과 수자원, 지하자원과 관광자원, 도농교류와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직거래를 위한 사회적 협동조합 등의 개발로 주민들의 소득증대에 도움을 주면서 잠자든 지역이 깨어나 상생 발전하는 개발지역이 되니 경향각지에서 앞 다퉈 지원을 약속하자 생산시설과 함께 문화체육여가시설도 줄줄이 늘어난다.

외딴 곳 구석구석까지 전기가 들어가고, 교량을 새로 만들어 도로가 포장되며, 간이상수도에 마을직영 마트까지 생기니 주민들은 무한 봉사로 자율협조하고, 공익을 위해 토지도 희사하니 새 동네처럼 살기 좋은 새 고장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함께 고생한 주민들과 땀을 속이지 않은 지역발전에 감사하고, 발전하는 모습에 모두가 기뻐하고 좋아하며, 아낌없이 서로 도와주는 지역 정서에 행복했기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며 밝은 내일을 위해 계속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노력하고 사랑합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