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감 풍작에 가격 하락...청탁금지법 여파 등 '이중고'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 올해 감이 풍작을 이루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18일 감 주산지인 영동군에 따르면 관내 청과상회에서 경매로 거래된 감(둥시) 값은 20㎏ 1상자(100∼120개)에 2만5천∼2만6천원으로 지난해(3만∼3만2천원)보다 15% 이상 하락했다.

지난 17일 영동 감 가공센터의 수매가격(20㎏)도 2만8천원이 최고 금액을 찍었다.

A청과 관계자는 "감이 풍작을 이룬 데다 청탁금지법 등으로 곶감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감 생산량의 약 7%(충북의 70%)를 차지하는 영동군은 경북 상주, 경남 산청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감 산지다.

한해 7천t 넘는 감이 생산돼 이중 3천400t 가량이 곶감으로 말려진다.

이곳에서는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달 23일) 무렵부터 감을 깎아 곶감으로 말리기 시작한다.

부지런한 농가의 곶감 건조장에는 벌써 통통하게 살 오른 감이 타래에 주렁주렁 내걸리기 시작했다.

곶감 생산 농민 안길환(72·영동읍 동정리)씨는 "사흘 전부터 감을 깎기 시작했는데, 낮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속도를 조절하는 중"이라며 "주말께부터 감 깎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3천접(1접=100개)의 곶감을 생산할 계획이다.

감 값은 하락했지만, 곶감 농가에서는 생산량을 늘리는데 주저하고 있다.

전정호 영동 감생산자연합회 회장은 "곶감 시장이 청탁금지법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에서 외국산 과일까지 밀려들고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2년 전 초겨울 장마로 피해가 컸던 농가 입장에서는 경영 전략 짜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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