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제 11회 비엔날레는 2019년에 열릴 예정이다. /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 제공

제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가 막을 내렸다. 2년 가까이 준비하고 40일간의 여정으로 마무리되었다. 먼저 영국에서 몽골에서 네덜란드에서 바다건너 섬마을에서, 제주도에서, 강원도 인제에서 와주신 36만에 가까운 관람객들께 감사드린다.

행사는 끝이 났지만 뒷말들이 무성하다.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올해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고 실험무대를 만들었기에 그럴 만도하다. 외부감독영입과 총감독제도를 없애고 지역문화예술계에 속해있는 순수지역인재들로 공동감독제를 꾸렸으니 다들 놀라는 분위기도 있었으며, 그들이 적임자냐 아니냐를 놓고 지금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단다. 중앙정부와 문체부가 지향하는 지역중심의 문화발전을 꾀하라는 요구가 있어도 그걸 거부하는 부분이 여전하다.

지난 9회의 행사에서 1개 국가를 중심으로 초대국가관을 꾸며왔으니 9개나라 세계관으로 구성한 것을 두고도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뭘까? 주제가 말하듯이 '핸즈+품다'의 의미를 이해하려는 기획의도를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는 또 무엇인가? 지역의 공예와 문화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을 바라보고 세계무대에 지역공예를 배출하려는 의도를 이해 못할 이유가 무엇일까? '공예만 예술이고 문화냐'라는 목맨 소리를 들어 미술과 음악, 공예와 문학, 건축과 공연 등 타 예술장르와의 협업시도가 그리도 못마땅하다는 말인가? 미디어 아트를 통해 말 못하는 공예에 스스로 예술성을 입히고 대중 친화적이며 관람객의 시선에서 쉽게 이해하도록 접근하는 방식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도 나는 의문이 크다.

소위 공예계의 대가라 자칭하는 전문가들이 먼저 반발하는 이유를 필자는 잘 안다. 참으로 폭소를 금할 길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관을 꾸미는 과정에서 여러 국가들의 자발적 참여의사를 알려온 과정을 보면서 '기초지자체'로서 이만큼 이끌어 온 '청주시'에 감사드린다. 해당국가의 큐레이터들과 같은 성숙한 면모를 지역에서 찾아보려는 필자의 요구는 먼 훗날에나 가능한 것인가? 감독이란 무엇인가? 흔히 감독이라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처럼 영화감독이나 음악감독 건설현장의 공사감독 등을 떠올리게 된다. 영화감독의 권한은 대단하다. 주연배우 조연배우 엑스트라 등 어떤 배우가 작품에 적합할지를 찾고 어디에서 촬영을 할지 등을 정한다. 하물며 건설현장의 공사감독들도 준공기일을 엄수하고 과정은 잘 돌아가는지 꼼꼼히 따지고 작업현장에 적합한 재료와 공급이 원활한지를 챙기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내 작품 내아이디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요구가 넘쳐난다. 분야마다 감독들마다 각양각색이니 충분히 이해도 간다. 예술분야이든 교육이든 문화든 체육이든 이것이 우리지역의 현실이다. 나부터 먼저 변화해야한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멀어져야겠다. 모든 일에는 전후좌우가 있다. 청주에 와서 일하는 필자를 포함하여 무심코 던지는 독설의 향연을 이제는 끝내야겠다. 필자가 직접 고민하고 관여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이번 10회째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1895년에 시작하여 베네치아 도시 전역에서 열려 57회를 맞이한 122년의 역사가 있는 '베니스비엔날레'에 비유하여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만을 쏟아내는 그들의 욕망과 감각에도 찬사를 보낸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우리도 그들처럼 세계최고의 '예술올림픽'이 되길 소망하는 청주사람들의 희망이리라. 지역문화 뿐만이 아니라 교육계에도 불만들이 많음을 본다. 교육과 지역문화, 지역문화와 관광은 떨어질 수 없는 필수과제이다. 이번에도 비엔날레를 찾아온 '충북예술고등학교'를 도시락 15개를 싸들고 방문했다. 필자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도시락토크'를 하기 위해서였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청원생명축제'나 '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처럼 관광객 행사가 아니다. 문화와 예술행사는 현대인으로 살기위한 품위와 품격을 가름하는 인격행사이다. 지역축제로 지역을 살리기는 어렵다. 지역민의 단합된 힘으로 지역을 살리게 해야 한다. 과다예산 투입되는 지역축제보다는 지역문화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 할 때다. 지역예술가도 향토 고유문화 창작능력도 좀 더 각성해야겠다. 참으로 많이 그리고 무던히도 초대해 보았다. 각종 행사가 많다고 문화강국, 문화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과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이유 있는 행사가 많아야 한다. 나머지는 낭비다. 소리 없는 메아리가 아니길 바래본다. 낙엽이 물들 때 시작하여 낙엽 지니 끝이 났다. 오매~ 단풍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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