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업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충북경제가 순항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지역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광공업생산에서 전국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지만 충북은 8.8%로 큰 차이의 성장세를 시현했다. 충북보다 높은 지역은 충남(15.7%) 뿐이고 서울, 경북을 비롯한 6개 지역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에서 전국은 전년 동기 대비 2.3%에 머물렀으나 충북은 충남(3.6%)에 이어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면에서도 전국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1.4% 증가했지만 충북은 2.3%를 기록하면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러한 충북경제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을 기준으로 글로벌 재정위기를 겪은 2012년을 제외하고 전국 경제성장률보다 계속 높았다. 충북경제 4% 실현의 청신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과의 사드문제로부터 촉발된 국내경제 불안이 상존한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가계부채 증가, 기업투자 위축 등이 위협요인이다. 대내외 리스크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충북경제 4% 달성을 위한 중간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그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거둔 연평균 증가율(CAGR)은 4.66%였다. 전국 평균이 2.82%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양호한 실적이다. 한편 2020년까지 충북경제 4% 실현을 위한 지역내총생산 규모가 67조원이라 할 때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6.03%에 이른다. 지금까지보다 더 월등한 성과를 창출해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그렇다면 현재의 성장 전략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 하나의 대안으로 벤처천억기업들이 주목된다. 얼마 전 중소벤처기업부와 (사)벤처기업협회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16년 기준으로 대기업에 비해 성장성(매출액증가율), 수익성(매출액영업이익률), 안정성(부채비율) 면에서 높은 경영성과를 거뒀다. 중소기업과 비교해도 수익성과 안전성에서 뛰어났다.

대기업들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고전하는 동안 벤처천억기업들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입증된 것이다. 이들은 2016년 513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전년도에 비해 39개 늘었다. 총 매출은 2016년 107조원으로 전년도 101조원에서 6% 증가했다. 충북은 2016년 총 513개 중에서 28개로 5.5%를 차지하면서 2015년 5.3%를 앞질렀다. 신규 진입기업의 비중은 8.6%였다.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특히 벤처천억기업 중에서도 3년 연속 20%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슈퍼 가젤형 고성장 벤처기업은 2015년 18개에서 2016년 28개로 55.6% 증가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업종이다. 충북의 주력산업과 일치하는 의료·정밀·광학기기, 자동차부품, 세제·화장품 제조업이 약진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북으로서는 대단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생존 방식은 변화하고 있는 국내 기업생태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기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고성장을 이루는 독자적인 성공 방정식을 새롭게 쓰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벤처천억기업의 대기업 매출 의존도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확인된다. 대내외 불확실성 하에서 지역경제가 봉착한 난국을 풀어줄 해법을 찾아야 한다. 결국 성장 잠재력이 높은 창업기업 발굴 및 육성에서 벤처천억기업들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는 성장 사다리 구축이 충북경제 4% 실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유용한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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