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이시종의 '이장섭 정무부지사 카드' 왜?
노영민과 '정치적 한배'…내년 지사선거 구도 가닥
원만한 성품에 정무감각…여권 50대 그룹 결집효과

이시종 충북지사 /중부매일DB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신임 정무부지사에 이장섭(54) 청와대 경제수석실 산업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기용한 것에 대해 지역정치권은 '신의 한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장섭 카드'는 우선 문재인 정부 실세인 노영민 주중대사와 사실상 3선 도전을 굳힌 이시종 지사가 2018 지방선거를 앞둔 국면에서 정치적으로 한배를 탔다는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이 지사 입장에서는 가장 든든한 '정치적 원군'을 얻은 셈이다. 반대로 경선 불사를 선언한 국회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구)으로서는 정치적 입지가 협소해 질 수 밖에 없다.

이 지사로서는 정치적 상징성 외에 '실리'도 챙겼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충북지사 선거와 청주시장 선거에서 매번 승부를 가른 최대 선거구 청주 흥덕선거구(인구 25만3천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 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부지사는 노영민 주중대사가 한차례 낙선한 후 3선을 하기까지 20년 가까운 기간동안 청주 흥덕선거구를 관리했다.

'이장섭 카드'는 민주당 40·50대 그룹을 결집시켜 '친이시종化'하는 효과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의 40대·50대 그룹 상당수는 80년대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경력을 공통분모를 지녔다. 이들 상당수는 지방의회에 몸담고 있거나, 청주시장 등 단체장 선거에 도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일부인사는 청와대, 민주당 중앙당에 포진해 있다. 이 부지사는 이들과 당 원로그룹까지 포함한 범여권의 힘을 결집할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이럴 경우 단체장, 국회의원 중심이었던 민주당 충북도당과 청주권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50대 그룹'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당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이같은 효과까지 고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내정자

민주당 소속의 한 충북도의원은 "예상치 못했던 '이장섭 카드'는 여권과 이시종 지사로서는 '신의 한수'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지사선거 공천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학생운동, 노동운동가 출신인 노영민 주중대사가 현실정치인으로 자리잡는 데 일등공신을 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이다. 그는 학생 운동권 출신 인 데다 재야활동(충북민주운동협의회 상임위원, 통일시대국민회의 집행위원)도 했으나, 부드러운 이미지와 유연한 처신으로 좀체로 '티'를 내지 않는다. 노련한 정무감각과 원만한 성품을 지년 여·야 정치권과 언론 등 지역사회에서 두루 호감을 받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그래서 노영민 대사의 정치적 자산을 계량화 한다면 단연 '최대주주'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 지사로서는 청와대와 가교 역할을 할 '핫라인'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이 부지사는 노 대사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의원으로 3선(12년)을 하는동안 보좌 역할을 했고, 청와대 경제수석실 산업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2급)을 지낸 이력을 지녀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과 충북도청 안팎에서는 이 지사측이 이같은 점을 두루 고려해 노 대사와 당사자에게 지원을 권유하지 않았겠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 안팎에서 원만한 인물을 인선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적어도 지사 경선은 많은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충북도는 앞서 지난 27일 서류심사와 면접을 실시한 결과 이장섭 선임행정관이 정무부지사에 최종합격 했다고 밝혔다. 신임 이 부지사는 제천고와 충북대를 졸업했다. 민주당 충북도당 대변인,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의장비서실 비서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산업정책비서관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이 부지사는 빠르면 내달 6일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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