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업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여러해 전, 대학로 소극장에서 <넌 센스> 뮤지컬을 본적이 있다. 식중독으로 숨진 동료 수녀들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수녀 5명이 벌이는 이색 공연으로'포복절도할 개그와 풍자'를 쏟아내는 스토리이다. 이들은 가톨릭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도,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수녀 자신들의 재능을 웃음과 개그, 끼를 발휘하여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런데 최근에 세종문화회관의 갈라(GALA) 콘서트에서 넌 센스를 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갈라 콘서트는 라틴어로 아리아와 중창ㆍ합창 등의 오페라를 무대 및 조명장치 없이 약식으로 공연하는 것을 말한다. 갈라란 이탈리아 전통 축제의 복장 갈라에서 따온 말로 축제· 잔치·향연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격식을 꼭 지키지 않아도 되는 축제성 기획공연과 주연급 배우가 작품의 주요 장면을 부분적으로 보이는 무대도 있다. 이 공연은 56년 전 창단된 국내 최초 뮤지컬 단체인 예그린을 계승한 서울시뮤지컬단의 무대였다.

이어서 <미스 사이공>은 베트남 전쟁에 참가한 미군 크리스가 클럽'드림랜드'에서 전쟁고아 킴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호찌민 정부가 들어서고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서 크리스는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킴은 베트남에 홀로 남겨진 채 아들 탬을 낳게 되는 슬픈 스토리다. 그 다음은 영화로 본 <레미제라블>인데,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은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의 박해를 받았다. 그는 우연히 만난 신부의 손길 아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하고,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냈다. 장발장은 공장에서 일하는 판니느라는 여인과 숙명적으로 만났는데 죽음을 눈앞에 둔 판니느가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코제트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마지막 뮤지컬은 <맘마미아>로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엄마 도나와 살고 있는 소피는 결혼을 앞둔 신부인데, 완벽한 결혼을 꿈꾸는 그녀에게 결혼식에 입장할 때 손을 잡고 들어갈 아빠가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한 소피는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의 이름을 찾게 되고 엄마의 이름으로 그들을 초대한다. 이 뮤지컬은 <댄싱 퀸>과 더불어 아바의 노래로 귀에 익은 곡인데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노래와 춤에 가슴이 시원했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서울시뮤지컬단은 예술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외국 뮤지컬을 국내에 소개하고, 어린이 뮤지컬 제작으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고품격 문화와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날 공연은'신선식품 기부 콘서트 뮤지컬 갈라'로 어려운 이웃과 성장기 아동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행사로 기획되었다. 뮤지컬에서 배우들이 노래와 춤을 추는 동안에 관객들은 세상 시름 다 잊고 온몸과 마음, 영혼이 빨려 들어가는 행복감을 느낀다. 갈라 콘서트의 매력은 유명한 뮤지컬의 화이라이트만 뽑아서 배우들이 노래와 춤으로 보여주기에 매우 좋다. 음악은 시간예술로 스트레스에 찌들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춤과 노래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준다. 힘들고 지칠 때 뮤지컬이나 연극, 영화 등 예술을 가까이 하고 휴식을 취하면 정신 건강에도 좋다. 우리 모두 가끔씩 음악회에 가서 귀청소도 하며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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