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충청북도 통합취업박람회 가보니청년구직자 대거 몰려…대기업·사무직 없어 실망105개 기업 참여 현장면접 통해 720명 채용 확정

충북도와 고용노동부청주지청 등이 주최한 '2017 충북통합취업박람회'가 지난 31일 청주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열린 가운데 많은 구직자들이 취업 면접을 위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막막하네요. 어느 회사를 가야할지, (취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남선우·24세)

"기업에서 대부분 생산직을 구해서 대학생이나 대졸자가 갈 수 있는 곳이 없네요. 기대하고 왔는데 아쉽습니다."(이영천·청주대 4학년)

31일 오후 2~6시 청주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충청북도 통합취업박람회'에는 구직자 3천여명이 몰렸다. 최악의 청년 체감실업률속에서 특히 청년층이 대거 몰렸다. 9월 현재 전국 실업자 93만5천명, 청년층 실업률 9.2% 등의 지표가 보여주듯 청년층의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

대학졸업후 1년간 구직활동을 해왔다는 이선영(24·여)씨는 사무직 취업을 기대하고 취업박람회의 문을 두드렸다. 이씨는 "도움이 될까 해서 취업박람회에 처음 와봤는데 참여기업 중에 사무직은 1~2곳뿐, 생산직이 대부분인 것 같다"면서 "직종, 기업을 다양하게 구성하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청주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이영천 학생은 현장면접을 위해 양복을 차려입고 왔지만 면접 볼 곳을 찾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같은 학과를 졸업한 오수현(24)씨도 "서울에서 9개월간 일하다가 그만두고 청주로 내려왔는데 청주에 일자리가 없는 것 같다"며 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충북도와 고용노동부청주지청 등이 주최한 '2017 충북통합취업박람회'가 지난 31일 청주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열린 가운데 많은 구직자들이 취업을 위해 구인업체 부스마다 줄지어 서 있다./김용수

이날 취업박람회에서는 도내 105곳의 기업이 채용관에 참여해 현장면접을 진행했다. 현장면접에 참여한 구직자만 1천600명. 더블유스코프 코리아㈜, 사임당 화장품 등 일부 채용부스에는 면접 대기 줄이 20~30명에 달하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행사장 한 벽면 '참여기업 채용정보' 현수막 앞에는 자신에게 맞는 채용기업을 찾느라 깨알같은 글씨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구직자들의 모습이 역력했다. 이력서 작성대에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까지 자신의 프로필을 정성스럽게 써내려가는 모습이 줄을 이뤘다.

청주 현도정보고 3학년 임혜진 학생은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 디자인 자격증이 있는데 막상 취업에는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면서 "남성우대, 대졸자 우대가 많아서 (고등)학생은 면접 볼 곳이 별로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대학 진학도 어렵고 취업도 어렵고 걱정이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의 남선우(24)씨는 대학졸업후 6개월째 학원을 다니면서 구직활동 중이다. 용접쪽 취업을 희망하고 있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며 막막함을 드러냈다.

현도정보고 3학년 김소정 학생은 이날 컬러콘택트렌즈 전문업체 '네오비전'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봤다. 김 학생은 "성실한 인재라는 점을 부각했다"면서 "꼭 취업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박근식 충청북도기업진흥원 충북일자리지원센터장은 "기업에서 원하는 것과 구직자가 원하는 것을 맞추기가 어렵다"면서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구직자와 구인업체간 서로 눈높이를 조정하는 시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하 행사장에서는 CJ제일제당, 원익머트리얼즈, 녹십자 3곳의 채용설명회가 진행됐지만 홍보부족으로 이를 모르는 구직자들이 많았다. CJ제일제당은 올 하반기 400~500명 채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올해 처음으로 대기업 채용설명회를 신설해 선보였는데 장소가 메인행사장과 떨어진 지하 1층에서 진행됐고 홍보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는 충청북도,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공동 주최하고, 충청북도기업진흥원이 주관했다. 행사장 밖에서는 입사지원서 클리닉, 면접 메이크업 및 헤어 코치, 무료 이력서사진 촬영 등이 부대행사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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