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속터미널 현대화 사업 3. 전문가 인터뷰

청주 고속터미널 현대화 사업 조감도 / 청주고속터미널 제공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그동안 기획시리즈를 통해 청주의 육상 관문인 청주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의 추진 개요와 지역균형발전, 문화예술적 측면, 경제유발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복합문화시설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1천6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과 550평 규모의 미술관, 그리고 문화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아카데미가 들어서 시민이 이용하는 문화공간과 그와 더불어 인큐베이터 역할까지 하는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기존의 터미널 개발사업을 터미널기능에 쇼핑몰 위주의 상업시설을 추가하는 소극적 개발이었다면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의 방향은 공연과 전시가 있는 문화시설 뿐만 아니라 숙박과 컨벤션이 가능한 마이스(MICE)산업을 소화할 수 있는 진정한 터미널현대화와 복합개발이 되는 것이다.

이에 이번 시리즈에서는 문화예술계와 경제계 전문가에게 고속터미널 현대화사업에 대한 의의와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문화와 예술, 관광은 이제 떼놓고 설명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입니다. 현재 옛 도지사 관사였던 충북문화관이나 공예비엔날레가 열린 옛 연초제조창 등도 공간의 변화로 인해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긴 하지만 공간의 변화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들어서게 되는 뮤지컬 전용극장은 청주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장치가 될 것 입니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은 이번 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에 대해 크게 환영했다.

김 총장은 "우리가 유럽 등 외국을 여행갈 때는 그 나라의 문화를 보러 가는 것인데 내년이면 민선 7기 자치단체장이 결정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문화와 예술과 관광이 연계되는 사업이 단 하나도 없다"며 "2020년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뮤지컬 전용극장은 청주가 우리나라 대표도시로 가기 위한 필수 요건"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물론 상권 공동화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다듬어 갈지가 부담이 되기도 하겠지만 도시의 대표적 랜드마크 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며 "문화도시·국제도시로 가기 위한 청주의 경쟁력을 높이는 장치"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기업인이 뮤지컬이라는 수준 있는 바잉파워를 모으는 부분에 대해 기타 산업에도 큰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업체 측은 "뮤지컬산업은 상업성을 강하게 띤 공연예술이자 문화사업"이라며 "대중들과 호흡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주고 주변 경쟁도시인 대전과 천안 그리고 신흥도시인 세종을 견제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자 문화 컨텐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아까도 언급했듯이 민선 6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24년 동안 기다려준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냐는 의견도 많이 들었다"며 "청주만이 아닌 세계화를 위해서도 시민들에게 문화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 재생을 위해서는 그것을 위한 재활기간도 필요합니다. 문화로 씨를 뿌리고 관광으로 거두는 상생 정책을 채택해 같이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번 현대화 사업을 계기로 지역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영배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배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청주는 인구대비 문화예술인이 많은 도시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아주 열악하지요. 전문성을 갖고 있어도 예술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나 공간, 예산도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투자 없이는 어려웠던 부분을 기업이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입니다."

김영배 청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주는 청주예술의전당과 몇 개의 공연시설이 있긴 하지만 운영은 공적인 부분에서 담당하고 있어 문화예술기획자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 많이 좋아지고 있는 변화의 시점에서 관에서 해낼 수 없는 프로젝트를 민간에서 구현해 낼 수 있는 현대화사업이 구상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청주고속버스터미널을 이전한지도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주변에 문화·편의 공간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20년 전 터미널 이전 시 앞을 내다보지 않고 설계됐던 것 같다"고 설명하며 "지금 만들어지는 현대화사업은 미래를 내다보고 수용하며 역사, 문화, 예술에 갈증을 느꼈던 시민들의 요구를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이 완료되면 8천800여억 원의 경제유발효과와 6천8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등 각종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1조원 이상의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제공항과 충북도청 소재지로서의 도시 면모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이것이 마이스 산업의 시작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관이 아닌 지역민과 기업인, 자본가가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취업의 단순 수치보다는 고용의 질적 향상이 기대 된다"며 "부산도 국제도시로 자리매김했듯 청주국제공항과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 청주공예비엔날레, 직지 페스티벌 등 국제수준의 기획력을 마이스 산업에 접목해 운영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 사업에 대해 기대감을 비쳤다.

김 교수는 "인구 100만 도시를 목표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청주, 세종, 대전을 한 권역으로 보고 역할 분담을 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며 "청주는 대전, 세종이 갖고 있지 않은 역사와 문화, 전통이 살아 숨쉬고 있어 장점과 차별성을 부각해 차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의 정체성을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 갈 때 경쟁력을 갖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외지나 세계속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청주다움을 가진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다만 청주의 정체성을 담을 수 있는 문화적 공간으로서 미래를 내다보고 청주만이 갖고 있는 모습을 담아내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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