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강서지구 도시계획선 도로·현대산업 도시개발 사업 추진 예정
미술계 "20년 가까이 함께한 문화공간 일방적 철거 결정은 절망적"

스페이스몸미술관 전시장
스페이스몸미술관 전시장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의 사립미술관인 스페이스몸미술관(관장 서경덕) 제 2, 3전시장이 철거 위기에 처했다.

청주시 도로 계획선에 스페이스몸미술관 제2전시장 일부가 포함돼 있고 제3전시장은 강서지구 도시개발 사업시 하천용지로 수용 계획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곳에는 도로와 GS건설의 자이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며 아파트 앞을 지나는 하천용지로 기능을 잃게 된다.

스페이스몸미술관 제2, 3전시실은 2000년 전시공간으로 시작해 2005년 미술관으로 등록해 현재까지 다양한 계층을 넘나드는 170여회의 기획전을 개최하고 다수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는 4천여점의 작품들이 소장돼 있고 건물과 공간적 특성을 살려 이곳을 활용한 설치 작업과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들이 선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청주시 도시개발 도로계획선

또 시 도로 계획선에 포함된 곳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청주 출신 박기원 작가의 작품이 그대로 보관된 곳이기에 소중한 문화가 소실될 위기에 놓였다.

서경덕 스페이스몸미술관장은 "민간사업자인 현대산업개발은 미술관이 포함된 강서지구 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 토지 매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라며 "현대산업개발 대행사인 중부컨설팅은 미술관과 전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하천부지로 수용계획선을 그어놓고 미술관 부지도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서 관장은 "소위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20여년 가까이 터전을 일궈온 미술관이 하루아침에 철거될 위기에 처한 것"이라며 "스페이스몸 미술관은 충북도로부터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해 등록을 받은 공식 등록미술관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와 사업인허가권자인 청주시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해당 관청에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답변만 할 뿐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나 시에서 조금만 신경을 써준다면 미술관을 굳이 없애지 않고 상생할 수 있고 20여 년 동안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온 미술관을 포함한 특별한 아파트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경덕 스페이스몸미술관장

충북의 중견 작가인 손부남씨는 "20여 년 가까이 문화공간으로 쓰여진 곳을 시에서 일방적으로 철거한다는 것은 정말 절망적인 처사"라며 "이런 문화공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쌓이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손 작가는 "전국에서 사립미술관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청주와 광주 뿐인데 광주는 거의 자신의 이름을 따서 운영하고 있지만 스페이스몸미술관은 공익성을 주도하며 젊은 작가들의 발판이 되고 전시하고 싶어하는 공간인데 이런 곳을 보호해주지는 못할 망정 철거하려고 하는 행정적 발상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서 관장은 "현재 미술관의 위치가 도시계획선 외곽에 위치해 있어 개발시 미술관을 제척시켜도 도시개발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미술관 존치를 통한 상생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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