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승훈 시장 상고심·10일 젓가락페스티벌 '나몰라라'
시의회 "교류행사 확대차원" 해명 불구 시민 눈총

정치자금법 위한 혐의로 기소된 이승훈 청주시장이 4월 20일 항소심 재판을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청주지법 223호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7.04.20 / 뉴시스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직위상실 위기에 놓인 이승훈 청주시장의 대법원 상고심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청 공무원들은 젓가락페스티벌과 세계문화대회 행사 등 대규모 국제행사 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청주시의회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외유성 중국 방문을 강행, 빈축을 사고 있다.


상고심 선고 결과에 따라 행사 악영향 우려

7일 청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열흘간 청주 옛 연초제조창 일원에서 2017 젓가락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세계 50여 개국 500여 명의 예술가와 공익활동가가 참여하는 세계문화대회까지 열려 규모와 위상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승훈 시장의 마지막 재판이 행사 개막 전날인 9일 열린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동아시아문화도시 조직위원장이자 세계문화대회 조직위원장으로서 행사를 진두지휘해왔다.

행사 개·폐회식 인사말과 외부 손님맞이 등도 그의 몫이지만 법원 판결에 따라 직위를 상실한다면 그의 역할은 모두 취소되고 이범석 부시장 또는 주무부서 등에서 일정을 진행한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은 이 시장의 부재가 행사 중량감과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젓가락페스티벌의 경우 민선 6기부터 시작, 이 시장의 문화관련 대표 성과로 꼽히는 만큼 상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재판 결과 상관없이 젓가락페스티벌 등의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땐 대행체제 등 준비된 계획에 따라 진행하고 있으며,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시의회, 중국 우시시 방문(?)

이같이 시 관련 부서는 대규모 행사에 따른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반면 청주시의회 하재성 부의장을 단장으로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의원 10명은 지난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4박 5일의 일정으로 국제자매도시인 중국 우시시를 방문했다.

시의회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방문은 중국 우시시 초청으로 의정활동에 대한 국제적 안목과 감각을 넓히고 국제자매도시 간 우호증진과 교류 활성화를 도모함은 물론, 청주공항과 중심상권, 전통시장 간 교류 추진, 청원생명쌀 홍보 등 양 도시 간 관광·경제 교류 등 다각적인 교류 확대를 추진하기 위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총은 곱지 않다. 의정활동 반영과 교류 목적과는 달리, 일정이 유적지·관광지 관람으로 채워지다 보니 혈세 낭비라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번 교류 행사 경비는 시의회 자체 예산 2천여 만원이 소요된다. 의원 1명당 100만원 가량이 지원되며 자부담은 없다.


성과없는 '관광·유람' 대부분

문제는 성과없는 단순 교류 활동이라는 점에 있다. 의원들은 교류의 취지에 맞는 내용의 행사보다는 관광이나 유람의 비중이 더 커 실제 교류목적에 부합한 지 의문이다. 더욱이 평소 시의회가 주창하고 있는 의원 역량 강화나 전문성 함양, 의회 비교 연구라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교류 주요일정을 살펴보면 우시시는 ▶환영만찬(1일차) ▶난창가 운하유람선 체험(2일차) ▶삼국성, 수호성 관람(3일차) ▶서호, 청하방거리, 호설암 고거 관람(4일차) ▶성황각, 성황묘, 육화탑 관람(5일차) 등 관람과 문화 체험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자매·우호도시 관계자들도 지난해 교류 차원에서 청주시의회를 방문한 바 있다"며 "이번 교류 행사는 절대 외유성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승훈 시장의 상고심 결과에 따른 공백과 대규모 세계행사를 앞두고 시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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