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 '반값 수수료' 스타트업 충북 상륙
집토스, 부동산 다이어트 등 지역 매물 다수 확보
호갱노노, 정보 시각화로 부동산 앱 시장서 두각

자료 사진 / 클립아트 코리아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부동산 중개 반값 수수료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공인중개사협회가 국토교통부에 '중개 보수 선진화 공문'까지 보내며 맞서고 있지만 스타트업들의 '반값 수수료' 정책에 집주인과 세입자가 호응하면서 기존 업체와 신규업체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반값 수수료' 매물이 지역에도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편집자

허위매물 방지해 직거래 활성화 - 집토스

'집토스' 앱 화면

스타트업 집토스(ziptoss.com)에서 충북을 검색하면 지도 위에 관련 매물 수가 표시된다. 모두 9건. 청주에 5건, 진천 2건, 음성에 1건의 매물이 올라와 있다. 오피스텔과 투룸, 원룸 등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수수료를 받아간다'는 집토스의 문제의식이 지역에서도 통하고 있는 것이다.

전·월세 거래에 특화돼 있는 집토스는 집주인과 세입자 중에서 집주인에게만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대부분의 부동산 업체들이 매물을 보여주고 계약서 작성을 돕는 수준의 역할만 하는데 고액의 수수료를 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집토스의 지적이다.

전세물량보다 월세가 많은 상황에서 보증금이 대폭 줄었는데도 전세계약 수준의 수수료를 내는 것 역시 불합리하다는 논리. 세입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집토스'를 이용해 검색한 충북 청주지역 매물지도

집토스의 핵심은 직거래 활성화다. 2014년 부동산 직거래 모델을 만든 집토스는 전화로 매물을 받아 일일이 확인을 하며 허위 매물을 방지한다. 집주인이나 건물주에게 매물을 확인해 올려놓고 이것을 수요자가 확인해 거래하도록 돕는다. 계약서 작성을 대행해주기도 하지만 기존 부동산 중개업소에 비해 저렴하다.

집토스는 실제 거주자나 세입자가 매물에 대한 후기를 올리고 공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진짜 정보, 수수료를 절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집토스는 충북 9건을 비롯해 충남 5건, 세종 1건, 대전 9건 등 충청권에서만 24건의 매물을 확보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수수료율 거래금액 0.3%로 고정 - 부동산 다이어트

'부동산 다이어트'에서 본 청주 매물지도

부동산 다이어트(bdsdiet.com)는 중개수수료율을 거래금액의 0.3%로 고정시켰다. 기존 수수료와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충북에서만 수백 개의 매물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확보한 매물 량이 많아 다양한 지역의 아파트를 비교하고 싶을 때, 집을 찾아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할 때 관심지역과 예산, 출근지 등의 조건을 제시하면 집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부동산 다이어트는 B2C 가운데 유일하게 온라인화 되지 못한 폐쇄적 분야가 부동산 시장이라고 꼬집는다. 포털 사이트의 부동산 서비스를 이용해도 실제로는 오프라인 중개업소에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문제를 개선했다.

단순히 아파트를 알아보고 중개하는 일이 아니라 더 나은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부동산 다이어트는 살아본 사람들의 아파트 리뷰, 학군정보, 세대당 주차대수 등을 기본 정보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집토스와 부동산 다이어트가 '반값 수수료' 붐을 주도하고 있다면 호갱노노는 부동산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이 호갱(어수룩해서 바가지를 씌우기 쉬운 손님)이 되지 않도록 돕는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해 부동산 앱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평균 실거래 가격이 표시된 지도는 물론이고 시세추이와 최고 및 최저 매매가, 전셋값과 전세가율을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 내 학군 및 대중교통 상황, 지역의 인구 변화 수치까지 시각화한 것이 특징이다.

평균 실거래가·시세·전셋값 등 지도에 표시...호갱노노

'호갱 노노'앱에서 검색해본 청주 매물

호갱노노가 직방이나 다방으로 대표되던 부동산 정보 앱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가장 큰 이유는 대출상담 때문이다.

대출이 필요한 사람과 은행 직원을 연결해주는 기능을 통해 대출 예상 금액과 대출 예정일, 상담받을 은행을 선택할 수 있다.

호갱노노는 모든 데이터를 무료로 개방하되 상담 직원과 이용자가 연결될 때만 수수료를 받는다.

국토교통부와 통계청에서 이미 제공하고 있는 공공정보를 이용자가 확인하기 쉽게 모아놓은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시각화된 자료로 이용자의 직관을 자극한 호갱노노는 직방(2012년), 다방(2013년)보다 한참 늦은 지난해 3월 등장했지만 1년 반 만에 월 이용자수 50만 명을 돌파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 질서를 허무는 출혈 경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기존 업체들의 저항 속에서도 '반값 수수료'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려는 스타트업들의 시도는 시장의 수요에 힘입어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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