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도로와 불법주정차량에 아이들 교통사고 무방비

14일 오후 1시 30분께 청주 창신초등학교 학생들이 좁은 골목길을 점령한 학원차량 사이로 위태롭게 걸음을 옮기고 있다. 해당 거리는 스쿨존으로 지정돼 불법 주정차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 안전을 우선해야 될 학교 측과 어린이 보호차량 운영 학원은 편의를 위해 대책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학교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무분별하게 정차된 학원 차량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어 보다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14일 오후 1시 30분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 창신초등학교 서문 앞.

이곳은 아이들의 하교 시간 전후 학원 차량들이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교시간이 가까워질 수록 교문일대는 학원 차량들과 학부모 차량들로 가득 줄을 잇는다. 해당 거리는 스쿨존으로 지정돼 주·정차가 엄격히 금지되는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학원차량들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차례로 교문을 나선 아이들은 차도로 나와 차 문을 열거나 마주 오는 차량을 피해 골목으로 뛰어가는 등 아찔한 장면이 여러차례 연출됐다.

또한 도보를 따라 연결된 안전펜스가 도중에 끊겨있는 곳도 있어 주정차된 차량들 사이로 지나가는 아이들도 많았다.

14일 오후 1시 30분께 청주 창신초등학교 학생들이 좁은 골목길을 점령한 학원차량 사이로 위태롭게 걸음을 옮기고 있다. 해당 거리는 스쿨존으로 지정돼 불법 주정차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 안전을 우선해야 될 학교 측과 어린이 보호차량 운영 학원은 편의를 위해 대책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신동빈

해당 학교 주변은 원룸가인 탓에 워낙 길목이 좁은데다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차량들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같은 얌체주차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학교 주변 A아파트에 거주하는 신모(28)씨는 "차도가 워낙 좁고 비탈진 길이라 운전석에서 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아 위험했던 적이 여러차례 있었다"며 "스쿨존이라 서행을 하겠지만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이들이 있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큰 위험요소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여태껏 특별한 일은 없어서 신경을 못쓰고 있다"며 "예전부터 그렇게 해 왔고 학교에서도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전했다.

이어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지도를 하고 있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교내 운동장 개방 여부에 대해 "해당 시간대에는 고학년들의 수업이 끝나지 않아 차량들이 오가면 복잡해 질 수 있다"며 "교육이 우선이고, 이는 교장선생님의 방침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해당 구청은 아침, 저녁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하교시간에는 실질적인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원구청 관계자는 "스쿨존 특별 단속을 펼치고 홍보 현수막도 내걸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항상 그 시간대에 단속을 나갈 수만은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옥산의 한 스쿨존에서 길을 건너던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는 일이 발생하는 등 학교 주변 스쿨존에 대한 안전지도가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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