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손의종 시인

오는 16일은 서울에서 여고를 졸업한 예쁜 손녀딸 지우가 수능시험을 보는 날이다. 그간 입맛 까다로운 손녀딸 영양관리를 위해 평소 조리과정에 너무 힘들어하는 아내를 지켜보며 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미안한 마음에서 집안청소를 전담했다.

수능생들은 시험전날 예비 소집해 수험 시 지킬 주의사항을 전달받지만 작년통계에 의하면 시험을 잘보고도 휴대폰을 시험장에 소지하고 들어갔다가 부정행위로 처리되는 일이 제일 많았다고 한다. 이번만은 이 같은 부정행위로 불이익을 받는 수험생이 한사람도 없도록 사전 준수상황을 철저히 지키기 바란다.

수능시험 날 아침 시험장 앞에서 후배들이 선배수험생들에게 미리 준비한 따뜻한 차를 나눠주고 선배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로 수능시험을 잘 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아름다운 진풍경이 벌어진다. 엄마들도 자기가 다니는 교회와 절을 찾아 자녀들이 수능시험을 잘 보게 해 달라고 정성된 마음으로 하느님께 기도를 올린다. 아내도 흥덕성당을 다니는데, 시험 열흘전부터 수능 보는 엄마들이 교회기도실에 모여 밤마다 자녀들의 수능합격기도회를 열었다.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은 시험 전날 대개 일찍 자려고 노력하지만 시험공포 때문에 첫 시간 시험지를 받으면 평소 잘 알던 문제도 긴장되어 답이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을 위해 3년간 몸이 부서지도록 밤낮으로 책장을 넘겼고 엄마들 역시 자녀 뒷바라지에 온 정성을 다한 결과를 평가받는 날이다. 엄마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자녀들을 지켜보며 마음 한구석엔 늘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산다. 하지만 자녀들이 최선을 다했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손의종 시인

대학입시는 수능 전에 학교내신 성적으로 뽑는 지역균형선발인원도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뽑는 수시모집과 수능시험성적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이 있다. 올부터는 수능영어점수가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으로 판정되는 절대평가로 바꿔 영어점수가 정시모집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21세기는 무한경쟁시대이므로 자녀들의 꿈을 펼치기 위한 수능시험은 필수다. 미국 웰리암 교수는 시험경쟁이 우리사회를 더욱 빛나게 하고 유능인재를 발굴하는 도구가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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