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병천 충북남부보훈지청장

/ 뉴시스

11월 17일은 순국선열(殉國先烈)의 날이 제정된 지 78주년이 되는 날이다. 대한제국 말 조국이 위난에 처했을 때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아니하고 나라와 민족을 구하고자 고난의 삶을 살다 목숨을 바쳐 돌아가신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1909년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한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만주 하얼빈에서 저격 사살하고 1910년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있었고, 충북 진천 출신으로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 특사로 파견돼 이위종, 이준 열사와 함께 일제의 한국 주권 침략을 알리고 국권회복을 위한 외교활동을 펼쳤던 이상설 선생이 있었으며,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들이 있었는데 우리는 이런 분들을 순국선열이라고 부른다.

순국선열의 법률적 의미는 일제의 국권침탈(國權侵奪)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 반대나 항거로 인하여 순국한 자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建國勳章)·건국포장(建國褒章)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자로 명시하고 있다.

이렇게 조국 광복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귀감으로 삼고자 1939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는 을사조약이 늑결된 날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공동 기념일'로 제정하여 기념하던 것을 1997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 '순국선열의 날'로 복원 순국선열을 비롯한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기리며 오늘까지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순국선열을 기리며, 이 날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하는 것일까? 그 답은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라고 한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라를 잃고 자유를 박탈당한 채 노예처럼 주인의 상에서 나온 부스러기를 먹으며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견뎌내야 했던 우리 민족의 뼈아픈 일제 치하의 과거와 순국선열의 희생의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이 같은 시련을 되풀이 하여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와 우리 후손들은 알아야 한다.

정병천 충북남부보훈지청장

지금까지도 자행되고 있는 일본정부의 독도 망언,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사죄 없는 잘못 등에 대해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을 받아내야 하며, 과거서 청산을 적극적으로 촉구해야 한다.

이 나라의 주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들이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올바른 역사의식과 역사관을 확립할 수 있는 안목과 역량을 키워주고 이끌어 줘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애국선열들이 힘들게 다시 찾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영원히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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